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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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전통마저 무시하는 트럼프… "오바마 부부 초청 일정 없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전임자를 백악관에 초청해 초상화를 공개하는 전통이 30여년 만에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CNN방송은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 제막식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1989년 이후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첫 번째 임기를 마치기 전에 전직 대통령 부부를 백악관 이스트룸에 초청해 초상화를 공개하고 내거는 것은 백악관의 유서깊은 전통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현재 백악관은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초상화 제막식 일정 자체를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인사를 나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모습. 비지니스인사이더 캡처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남은 임기 내내 오바마 전 대통령을 백악관에 초청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의 관계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적대심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트위터에 아무런 설명 없이 ‘오바마게이트!’라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계정의 글도 여러 차례 리트윗했다. 

 

전·현직 대통령들에 대한 책을 집필한 작가 케이트 앤더슨 브라우어는 트럼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두 사람의 적대감은 현대사에 전례가 없을 정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대권을 주고받은 이후 단 한 차례 마주쳤다. 2018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만난 두 사람은 가벼운 인사와 악수만 나눴다. 당시 오바마 부부 옆에 남편 빌 클린턴과 배석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눈길도 주지 않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