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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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마케팅은 위험해”… 가전 출시행사 속속 온라인 전환

코로나로 바뀐 신제품 소개 풍경 / 美서 선보일 삼성전자 ‘더 세로 TV’ / 현지 지사 뉴스룸 통해 홍보키로 / “별도 오프라인 진행없다” 선그어 / LG전자 세탁건조기 공개행사 / 유튜브로 방송… 고객 반응 긍정적 / 업계 당분간 온라인 홍보 지속 계획 / 사태 끝나도 마케팅 활용 고려할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가전업계의 신제품 행사가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에서 진행되고 있다. 기업들이 신제품 출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온라인 무대를 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언택트’(비대면) 소비 흐름에 발맞춘 변화라는 해석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삼성 2020 라이프스타일 라인업 프리뷰’를 갖고 북미시장에 신제품을 출시한다.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온라인으로 신제품 출시 행사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의 주인공은 라이프스타일 제품군인 ‘더 세로 TV’다. 이 제품은 43형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LED) 디스플레이를 콘텐츠에 따라 가로와 세로로 자유롭게 화면을 전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별도의 공개 행사를 가진 뒤 출시했던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지난 3월 더 세로 TV를 북미시장에서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출시 일정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전자도 주력 제품군인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 신제품 공개 행사를 유튜브에서 진행했다. 트롬 워시타워는 LG전자가 세탁기와 건조기를 일체형으로 구현한 원보디 제품이다. 온라인 행사는 배우 조여정과 방송인 한석준이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과 함께 유튜브 행사에 대한 호응도 좋았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트롬 워시타워는 위생가전의 인기에 힘입어 출시 3주 만에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가전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위험부담이 큰 만큼, 당분간 온라인 행사를 통한 제품 공개 및 출시 일정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도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예정된 행사를 크게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주최 측은 ‘50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금지한다’는 독일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일반인 참석을 제한하고, 업계 관계자와 취재진만 참석하도록 통제한다는 방침이다. 옌스 하이테커 IFA 위원장은 “코로나19가 발발한 후 수개월간 글로벌 이벤트들이 모두 취소되면서 가전·IT(정보기술) 업계가 혁신 제품과 기술을 선보일 장이 없었다”며 “IFA 2020을 올해 새로운 방법으로 열어 산업 회복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행사를 코로나19에 따른 불가피한 대안으로 보면서도, 코로나19 이후에도 새로운 제품 공개 방식으로 고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행사를 진행 중이지만,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다양한 방식 중 하나로 고려해볼 것 같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