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첫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당내에서 중도·온건적 성향으로 분류되며 계파색이 옅어 여야 모두를 아우르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을 받는다.
문재인정부 임기말에 들어선 ‘거여(巨與) 국회’ 체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과 여야 협치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그의 어깨에 놓였다. 전직 국회의장들은 ‘일하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바람으로 인해 슈퍼 여당이 탄생했다며 국회의장의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것이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라며 “21대 국회가 이런 국민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한 국회로 역사에 기록되도록 안내하는 것이 제가 맡은 소명이라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이 되면 일하는 국회, 국민의 국회로 돌려놓는 것을 저의 첫째 사명으로 삼겠다”며 “21대 국회 개원 직후 일하는 국회 개혁 TF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 생업과 삶부터 제대로 지켜내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코로나19의 조기종식과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국가 개조 차원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7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을 지낸 임채정 전 의장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국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 일하는 국회의 역할과 기능을 요구하며 거대여당이 탄생했다”며 “한국 사회의 개혁과 정치적 안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걸맞은 의장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16대 국회)도 통화에서 박 의원에 대해 “함께 국회 생활을 했는데 (박 의원은) 굉장히 합리적인 사람”이라며 “여야 간 구별 없이 국회를 조용하게 잘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공정하게 토론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장려하는 의장이 돼야 한다. 시끄럽다고 그만하라거나 빨리 끝내라고 하는 사람은 의장 자격이 없다”며 “개헌은 의장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토론 분위기를 잘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희태 전 의장은 통화에서 “정치는 타협”이라며 “타협정치의 꽃을 피우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회의장은 국회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가 의전서열 2위다. 국회의원 보좌직원은 9명이지만 의장은 23명을 거느린다.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차관급에 해당한다. 국회 행정직원에 대한 인사권과 함께 국회 회의 진행과 예산집행 권한을 갖는다. 한때는 국회의장도 당적을 가졌지만 2003년 국회법 개정 이후로는 의장 임기 동안 당적을 지닐 수 없게 됐다.
이현미·곽은산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