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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사례 빈번…“변호사 성공보수 소송대리, 공개 비판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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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상 착수금은 700만원이고, 기소유예 성공 시 250만원 추가 납부였다. 결국 기소유예를 받았으나 아직 잔금을 못 줬다. 어디서 듣기로는 성공보수 약정 자체가 불법이라더라. 돈을 안 줘도 되는지….

 

위 내용은 한 포털에 게재된 법률 상담 사연이다. 결론은 주지 않아도 된다. 형사사건에 관한 성공보수 약정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2015년 당시 대법관 13명 전원 일치로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위반돼 무효’라는 판단이 나왔다. 올 때와 나갈 때 마음이 달랐던 사례지만 법은 의뢰인의 편에 서는 셈이다.

 

다만, 동종업계 내 ‘상도의’에 관해선 얘기가 달라진다. ‘형사사건 성공보수’ 부활은 변호사 업계의 해묵은 화두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 업계 반발이 끊이지 않아서다. 그러나 정작 한 변호사가 “약속한 성공보수를 줄 수 없다”는 의뢰인의 입장을 변론해 무효 소송을 맡고, 국내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이 행태를 공개 비판했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까.

◆법원 “변협회장, 정당한 의견 표명했다”

 

법원은 해당 법적 다툼에서 대한변협 측 손을 들어줬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수석부장판사 이승련)는 A회사와 B변호사가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을 상대로 낸 인격권 침해 및 재판개입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A사는 형사사건에 연루돼 변호사를 선임했으나 판결 선고 후 지급하기로 한 잔금 1000여만원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 이에 B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이 사건은 A사가 1·2심 모두 승소한 뒤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B 변호사가 서울변회 이사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협회장은 지난해 12월 한 심포지엄에서 “동료 변호사가 받을 성공보수 약정이 무효라는 소송을 진행하는 변호사회 임원은 임원으로서 자격뿐 아니라 변호사 자격이 없다고 확신한다”고 지적했다. 이 협회장은 B변호사의 이름을 언급하며 “동료 변호사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성공보수 약정 무효화를 비판해온 서울변회도 지원 사격했다. 서울변회는 A사의 사건을 심리하는 대법원에 원심판결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A사와 B변호사는 자신들의 명예와 신용이 훼손됐다며 SNS에서 이 협회장의 비판 글을 지우고 같은 취지 발언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법원은 이 협회장의 발언 등이 명예·신용 훼손이나 재판개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협회장의 발언 내용은 B변호사의 변론 활동을 암시하면서 그와 관련한 비판적인 의견이나 논평을 표명한 것”이라며 “B변호사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기에 충분한 내용인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이 무효라는 취지의 전원합의체 판결 후 관련 논의가 공론의 장에 오른 바 있다”며 “(이 협회장의 발언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성공보수 폐지, 전관 출신에만 유리”

 

변호사 업계는 이 회장을 필두로 성공보수 합법화를 주장해 왔다. 합리적 범위에서의 성공보수는 업계 환경 개선 및 국민 부담 덜기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다.

 

일례로 이 회장은 과거 서울 양재동에서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형사 사건의 성공보수를 폐지한 것은 국민에게 결코 유리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호사 입장에서 봤을 때 도저히 상식에 맞지 않는 판결”이라며 “성공보수가 없어지면서 오히려 시작단계부터 착수금을 높여서 받는 경우가 생기고, 이는 전관 출신 변호사들에게만 유리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소위 ‘몸값’이 천정부지인 법조인들에게만 유리한 ‘판’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 회장은 “지나치게 성공보수를 받는 건 문제가 있지만 합리적인 선에서 성공보수를 지급하게 하는 건 국민의 부담도 덜고 변호사에게도 동기 부여가 된다”며 “대법원 판결로 없어진 성공보수를 합리적 범위에서 받을 수 있도록 입법화 작업을 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