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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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집콕'에 성형외과·안과 매출↑…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더 늘듯

하나은행 '코로나19 소비 행태 변화' 보고서

코로나19 여파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성형외과와 안과 매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은 올해 1∼3월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 변화’ 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들어 의료 관련 업종에서 소아과(-46%), 이비인후과(-42%), 한의원(-27%) 등 대부분 병의원의 매출이 전년 동월대비 급감했다. 반면 성형외과(+9%)와 안과(+6%) 매출은 증가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늘어난 재택기간을 활용해 성형이나 안과 시술을 받은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성형외과와 안과 매출은 당분간 더 늘어날 전망이다. 13일부터 본격 지급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동네 병원에서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재난지원금은 4인가구 기준 최대 100만원 지급된다. 수십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시술 비용 부담이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면 낮아지는 만큼 그간 억제됐던 수요가 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미 병원 블로그를 통해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는 등 홍보에 나선 성형외과들도 있다.

 

한편 수입차 매출도 코로나19 영향 없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국산 신차 매출이 23% 감소한 가운데 수입 신차 매출은 11% 증가했다. 3월 자전거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무려 69% 증가했다. 재택기간이 늘고 사람들의 이동 거리가 짧아진 데 따라 근거리·친환경 이동수단인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의 업종별 실적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여행사, 영화관, 테마파크의 매출 피해가 가장 심각했다. 학원, 유흥, 음식점 업종의 매출 감소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터넷 쇼핑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 대형마트 대신 비교적 근거리에 있는 슈퍼마켓, 정육점, 농산물매장에서 식재료를 구매해 집에서 조리해 먹는 ‘홈쿡’ 현상이 확산되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행태 변화가 다양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었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있고 긴급재난 지원금도 식재료 등 주로 생필품 구매에 사용될 것으로 보여 업종 전반의 매출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으며, 특히 여행, 항공, 숙박, 레저, 유흥업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