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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KBO에 복귀 신청서 제출… 돌아올 수 있을까

KBO, 상벌위원회 개최 예정 / 3차례 음주운전 중징계 불가피 / 키움 “공식 의사 때까지 지켜볼것”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3)가 KBO에 공식적으로 복귀 신청을 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길은 험난해 보인다.

강정호가 한국 복귀를 위해 KBO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2019년 피츠버그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당시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KBO 사무국 관계자가 21일 밝힌 바에 따르면 강정호는 전날 오후 KBO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미 4월21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KBO에 복귀 의향서를 제출한 지 한 달 만이다. 그 기간 KBO는 강정호의 복귀를 위해 필요한 절차에 들어가지 않았다. 강정호가 야구 규약에 명시된 양식의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구 규약 제8장 제65조 복귀절차 항목을 보면 임의탈퇴 선수가 리그에 복귀하려는 경우에는 복귀 신청서를 제출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동안 공식 절차를 밟지 않고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던 강정호가 결국 복귀 신청을 함에 따라 KBO는 조만간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상벌위 결과에 따라 복귀 과정이 결정되겠지만 강정호의 국내 복귀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상벌위에서도 중징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야구 규약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제재 규정을 보면 음주운전을 3회 이상 저질렀을 시 최소 3년의 유기 실격 처분을 내리도록 명시하고 있다. 강정호에게 3년 징계가 결정된다면 그동안의 공백을 메울 방법을 찾아야 하는 데다 복귀 시 나이가 만 36세가 돼 전성기는 이미 훌쩍 지난 시기가 된다. 관건은 2018년 만들어진 현행 규약을 강정호가 KBO 리그 소속이 아니었던 2016년 음주운전에 소급 적용할 수 있느냐다. 이를 두고 법정 공방까지 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일단 강정호는 상벌위 결과를 지켜본 뒤 국내 보류권을 가진 키움 구단에 입단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은 강정호가 입단 의사를 구단에 공식적으로 밝힐 때까지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강정호는 2015년 넥센(현 키움) 소속으로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그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3위에 올랐고, 2016년에는 아시아 출신 내야수 최초로 20홈런 고지를 밟는 등 성공 가도를 내달리는 듯했다.

하지만 앞날이 탄탄대로처럼 보였던 강정호는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키면서 과거 두 차례 나 더 음주운전에 적발됐던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삼진 아웃제’가 적용된 강정호에게 법원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로 인해 미국 취업비자가 나오지 않아 메이저리그 복귀도 1년 넘게 미뤄졌다. 이후 어렵게 빅리그에 복귀했지만 부진 끝에 2019년 시즌 중 피츠버그에서 방출됐고,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 재진입을 노렸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입지가 더욱 줄어들자 한국 복귀로 방향을 틀게 됐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