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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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 전두환 광주 형사재판 불출석 허가

"법정에 안 나와도 피고인 권리 보호에 지장 없어"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형사재판을 받게 됐다.

 

25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형사 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전 전 대통령 측의 피고인 불출석 신청을 허가했다. 법원은 “제반 사정을 비춰볼 때 불출석을 허가하더라도 피고인의 권리 보호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지난달 인정신문에 출석한 전씨는 이후 선고일에만 출석하면 된다.

 

형사재판은 민사소송과 달리 피고인이 공판기일과 선고기일에 출석해야 한다. 다만 5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과태료 해당 사건, 공소기각 또는 면소가 명백한 사건, 피고인만 정식 재판을 청구한 사건은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피고인으로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하고자 법원 청사로 이동하면서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장기 3년 이하 징역 또는 금고와 500만원을 초과하는 벌금, 구류에 해당하는 사건도 법원이 피고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허가하면 불출석 재판이 가능하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사자명예훼손죄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와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하는 사건이란 이유를 들어 불출석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인정신문을 위해 출석한 뒤 알츠하이머와 거동 불편을 이유로 재판장 허가를 받고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그러나 전 전 재통령이 재판에는 출석하지 않고 지난해 11월과 12월 강원도에서 골프 회동을 갖고, 12·12 기념 오찬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었다. 당시 재판장은 알츠하이머 여부를 떠나 피고인이 고령이고, 경호·질서 유지에 많은 사람이 동원되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불출석 허가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초 재판장 사직으로 새 재판장이 배정되면서 공판 절차 갱신이 필요했고, 새 재판장은 지난 4월 전씨의 불출석 허가를 취소하고 인정신문을 다시 열었다. 지난달 27일 광주지법에 출석한 전 전 대통령은 재판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이며 여전히 혐의는 부인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 전 대통령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다. 법원은 이번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반 방청석을 33석으로 줄이고 당일 오후 1시 10분부터 신분증 소지자에게 방청권을 선착순으로 배부할 방침이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