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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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안성 쉼터서 윤미향 父 살아"… 분노 쏟아낸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피해자 30년간 이용당해… 정의연 용서 못 해" / 윤미향·정의연 의혹엔 "검찰에서 밝힐 것"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이 단체 이사장 출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대해 처음 문제를 제기한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이후 제기된 논란과 관련해 심경을 밝혔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년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 전신)에 이용당했다”며 격앙된 감정을 쏟아냈다. 지난 18일 윤 당선인과 만난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에 윤 당선인이 참석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윤 당선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이날 이 할머니는 “30년간 일본에 사죄 배상을 요구하면서 학생들까지 고생시켰다. 정대협은 학생들 돼지저금통에서 나온 돈 받아서 챙겼다”면서 “위안부 피해자는 만두의 고명처럼 이용당했다. ‘왜 바보처럼 당하면서도 말하지 못했나’ 생각하니 눈물이 나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작고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언급하며 “있을 때 잘해야 하는데 고생시키며 이용하고도 뻔뻔스럽게 묘지에 가서 눈물을 흘리더라. 그건 병 주고 약 주는 가짜 눈물”이라고 윤 당선인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아직 죄를 모른다”라며 “그것은 다 검찰에서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이 위안부를 이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 못 한다. 벌 받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은 지난 7일 윤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의 후원금 유용 의혹을 처음 제기한 데 이어 17일 만에 열렸다. 이 할머니는 이후 추가로 제기된 경기 안성시 위안부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의혹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 쉼터는 지난 2013년 현대중공업 기부금 10억원을 받아 7억5000만원에 구입한 과정을 두고 ‘고가 매입’ 의혹이 불거졌으며, 이곳 관리인으로 일해 온 윤 당선인 부친이 6년간 관리비 명목으로 7580만원을 받은 부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연합뉴스

 

 

이 할머니는 “안성에 쉼터를 화려하게 지어놨더라. 거기서 윤미향 아버지가 사셨다고 하더라”고 안성 쉼터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미향 관련 의혹이) 엄청나게 나오는데 그런 점은 검찰에서 밝힐 것이다. 꼭 이 죄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그런다고(처벌받는다고) 맘이 편하진 않지만, 두 번 다시 이런 일 없게 하기 위해서는 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30년 만의 문제 제기에 대해 “30년 참아온 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이라며 “일본에서 10억엔 왔을 때도 알았다면 돌려보냈을 거다. 그런데 자기들만 알고,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에 대해 “30년을 함께하고도 하루아침에 배신했다. 너무 분했다”면서 “하루아침에 배신하고, 국회의원이 되어 사리사욕 챙기려는 것 아닌가. 자기 맘대로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빗물이 맺혀 있다. 뉴시스

특히 이 할머니는 “재주는 곰(위안부 할머니)이 넘고 돈은 사람(정의연)이 챙겼다”는 말로 30년간 정의연에 속아온 것에 분노를 드러냈다.

 

한편 후원금과 보조금 내역을 국세청 회계 공시에 누락하는 등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은 시민단체 고발로 검찰 수사 들어간 상황이다. 검찰은 정의연 사무실과 마포구 쉼터 등을 압수 수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