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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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읽는 60대, 넷플릭스로 드라마 보는 50대

디지털에 눈 뜬 5060… 콘텐츠 소비 증가율 2030 앞질러 / 현대카드 결제 데이터 분석 / 디지털 콘텐츠 시장 3년새 2.6배 / 결제금액, 50대 2.9·60대 3.2배 ↑ / 2030세대는 각각 2.1·2.7배 늘어 / 50대, 디지털 영상 이용 10배 증가 / 60대, 전자책 이용 결제 21배 급증

전자책을 읽는 60대, 넷플릭스·티빙으로 드라마를 보는 50대가 최근 3년간 10∼20배 급증했다. 젊은층 위주였던 디지털 콘텐츠 소비에 중장년층이 가세하면서 국내 시장은 지난 3년간 두배 이상 성장했다. 디지털 콘텐츠 이용은 영상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소비자 10명 중 9명은 온라인 콘텐츠에 지갑을 여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은 현대카드 데이터분석팀과 2017∼2019년 음악·영상·도서 분야의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가맹업체 10곳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분석 결과 50대의 결제금액은 3년 사이 2.9배, 60대 이상은 3.2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20·30대의 결제금액이 각각 2.1, 2.7배 는 것보다 증가세가 가팔랐다.

60대는 전자책 서비스를 즐겼다. 지난해 60대 소비자의 전자책 결제금액은 2017년보다 21배나 늘었다. 50대에서는 디지털 영상 이용금액이 10배 치솟았다.

 

50·60은 물론 전 세대에서 고루 이용자가 늘면서 전체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최근 3년간 급성장했다. 분석 대상 업체 10곳의 결제금액은 2017년 145억2490만원에서 3년 만인 지난해 375억6140만원으로 2.6배 불어났다. 결제건수 역시 같은 기간 236만건에서 711만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한국 시장의 성장 속도는 세계 평균을 웃돈다. 글로벌 시장 분석 업체 스테이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디지털 콘텐츠 시장 규모는 739억9080만달러로 2017년(654억6440만달러)보다 1.13배 커지는 데 그쳤다.

TV·영화관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소비자가 많았다. 지난 3년간 음악서비스 결제금액이 1.3배 늘어나는 동안 영상서비스 결제는 9배 가까이 폭등했다. 2017년 영상서비스 결제금액은 25억4790만원으로 음악서비스(117억8090만원)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는 영상서비스 결제금액(218억3100만원)이 음악서비스(149억2120만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결제금액 상위 5개 업체를 봐도 이 추세는 분명하다. 2017년에는 음악서비스인 멜론·지니뮤직·벅스뮤직이 ‘톱 3’였으나 지난해에는 영상서비스인 넷플릭스·웨이브·티빙이 이 자리를 꿰찼다.

국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디지털 콘텐츠 이용 고객을 위한 신용카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주요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요금을 매월 최고 1만원 할인해주는 ‘현대카드 디지털 러버(DIGITAL LOVER)’를 출시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압도적인 영상서비스 결제 증가와 전 세대에 걸친 디지털 콘텐츠 소비 확산이라는 두 흐름이 관련 시장의 확대로 이어졌다”며 “직업·소득 같은 일반적인 조건이 아닌 고객들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상품이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성장은 ‘디지털 콘텐츠는 무료’라는 인식이 변한 데서도 확인된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이 리서치업체 오픈서베이와 디지털 콘텐츠 이용 경험이 있는 20∼60대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2.7%가 디지털 콘텐츠에 돈을 쓰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 중 37.4%는 ‘과거에는 부정적이었지만 현재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PwC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푸팅 더 미(putting the me)’ 현상을 제시했다. 소비자들이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장소에서 즐길 수 있도록 ‘나만의 콘텐츠 편성표’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이런 경향이 드러났다. 응답자들이 결제하고 있는 콘텐츠 서비스 수는 2017년 평균 1.83개에서 2020년 2.95개로 증가했다. 이들의 39%는 음악, 영상, 도서 등 각 분야에서 2개 이상의 서비스를 동시에 결제했다. 10명 중 7명은 ‘제공하는 서비스가 달라서 같은 분야라도 복수의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나만의 풍요로운 콘텐츠 구성을 위해 지갑을 여는 것이 더는 부담스럽지 않고 적극적인 소비 현상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