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트럼프, G7+4 한국 초청… ‘G11’ 탄생 주목

6월 개최 불투명에 9월 연기 / ‘中 견제용’ 줄세우기 부담 속 / 새 선진국 클럽 도약 기대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말 백악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9월께로 늦추고, 한국 등 4개국을 추가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이 ‘G7+4’ 형식의 ‘G11’에 들어가면 국제사회에서 위상 강화를 확인하는 쾌거가 되는 반면 미·중 신냉전 상황에서 미국의 동맹국 줄세우기에 동원돼 외교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 현장을 지켜본 뒤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참석 거부로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 G7 정상회의 연기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G7 정상회의 개최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지만, 뉴욕에서 유엔 연차총회가 열리는 9월에 개최하거나 오는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에 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G7이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적절하게 대표한다고 느끼지 않는다”면서 “이것은 구식 국가그룹”이라면서 한국, 호주, 러시아, 인도를 추가로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한 논의를 하기 위해 한국 등 다른 나라를 초대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에서 선진국 클럽인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으로 구성돼 있고, 올해 의장국은 미국이다.

러시아가 1997년에 정식으로 참여하면서 G7이 G8으로 확대됐다가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축출돼 다시 G7이 됐다.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초청 의사를 밝힌 한국 등 4개국은 모두 G20(주요 20개국) 회원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G7에 한국 등 4개국을 합해 G11을 출범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G7+4’의 형식으로 한국 등을 특별히 초청하는 것인지는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G7을 대체하는 새로운 선진국 클럽인 G11이 출범하고, 여기에 한국이 참여하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획기적으로 올라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국제협의체로 운영하려 들면 한국은 외교적 부담을 피할 수 없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1일 “앞으로 미국 측과 협의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달라는 내용의 사전 요청이 있었는가’라는 물음에는 “사전에 통보받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