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후원금 유용 의혹 등에 휩싸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일 국회의원 신분으로 첫 출근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530호 사무실로 출근했다. 백팩을 메고 황토색 스카프를 두른 차림으로 나타난 윤 의원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윤 의원의 사무실은 방문이 굳게 잠겼고, 창문에는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었다. 블라인드 빈틈 사이로 윤 의원이 컴퓨터 앞에서 업무를 보면서 전화를 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윤 의원의 보좌진이 커피와 서류 뭉치를 들고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연과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하며 의원직 사퇴 의사가 없으며 “직을 핑계로 검찰 수사를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기 시작과 함께 부여된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을 검찰 수사를 피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런 말이 지켜질지는 수사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앞서 윤 의원은 기자회견 다음날, 자신의 딸이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의 장학생이라는 조선일보 보도에 적극 반박하며 ‘태세 전환’에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 할머니 장학생’이라고 표현한 내용은 김복동 장학금과 무관하다”며 “해당 표현은 김 할머니가 제 자녀에게 준 용돈이라는 의미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며 ‘사퇴 불가’ 입장을 밝힌 뒤 민주당 공식행사에 불참하는 등 열흘 가까이 침묵을 지켜왔다. 윤 의원은 임기 시작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날 반박 입장을 담은 SNS 글을 남기는 등 정면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