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끈 조슈아 웡(黃之鋒·23)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윤상현 의원에게 만남을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이 가운데 윤 의원은 웡 비서장 본인이 아닌 제3자가 연락해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단순 의사소통 문제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조슈아 웡은 지난 3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최근 한국에서 제가 윤 의원에게 만남을 요청했다는 보도와 윤 의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윤 의원과 연락한 적도, 받은 적도 없으며 이는 가짜뉴스”라고 밝혔다. 이어 “홍콩 민주화에 관심 가져주신 마음에는 감사를 표하지만 이런 상황은 저에게 조금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은 최근 일부 한국 언론에서 “웡 비서장이 윤 의원에게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반대 입장 표명과 관련해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며 웡 비서장이 화상통화 등 방식으로 윤 의원과 만남을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한 해명으로 보인다. 20대 국회 후반기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은 윤 의원은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로 인한 민주주의 훼손을 우려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 의원은 웡 비서장의 ‘가짜뉴스’ 언급에 단순한 의사소통으로 빚어진 오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한 언론을 통해 “제3자가 웡 비서장과의 화상 인터뷰를 요청해왔는데 정중히 거절한 것이 전부”라며 “가짜뉴스 등은 해프닝이고 오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의사소통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그분이 웡 비서장과 만나자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본인이 아니라니까 해프닝 같다”고 덧붙였다.
웡 비서장은 5·18 민주화운동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언급하는 한국어 트윗을 작성한 바 있다. 이에 데모시스토당 내에 한국인이 있어서 이를 대신 작성했다는 추측이 나왔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한국 상황에 밝은 웡 비서장 측이 윤 의원 관련 언론 보도를 접하고, 즉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달 28일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특별행정구의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법률제도와 집행기제 수립 및 완비에 관한 전국인민대표대회의 결정’, 일명 홍콩국가보안법 초안법이 통과하자 홍콩 시민들은 극렬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공보된 홍콩보안법 초안에는 국가 분열, 정권 전복, 테러 활동, 해외 및 외부세력이 홍콩 문제에 간섭하는 활동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내용 등이 담겼는데, 이는 홍콩 내 억압과 통제를 가능케 하는 법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미국은 홍콩보안법 관련 중국 결정에 대해 세계 금융 중심지인 홍콩에 대해 특별 지위 박탈을 예고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9일 중국을 겨냥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일국일제(一國一制)로 대체했다”며 “홍콩의 특별대우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에 따라 홍콩을 자치 지역으로 규정하고 무역, 외환 거래,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 본토와 다른 우대정책을 폈고, 이 덕에 홍콩은 아시아권을 대표하는 금융 허브로 성장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