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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우려' 등교 중단 학교 534곳… 수도권 99%

입력 : 2020-06-02 17:09:44
수정 : 2020-06-02 17: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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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중2·초3∼4학년 등교수업 시작을 하루 앞둔 가운데 전국 학교 500여곳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등교수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이 잇따르는 가운데 등교 중단 학교 중 99%가 수도권 소재 학교로 나타났다. 

2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돈암초등학교에서 교문이 굳게 닫혀 있다. 전날 야간 경비 업무를 수행하는 근무자가 확진 판정을 받아 이날 등교수업이 중단됐다. 남정탁 기자

교육부에 따르면 2일 오전 10시 기준 등교수업을 중단한 학교는 총 534곳(2.6%)이었다. 전날(607곳) 대비 73곳 줄어든 수치다. 서울 76곳, 부산 1곳이 이날 등교수업을 재개했다. 반면 등교수업을 새로 중단한 학교는 서울 1곳, 경기 1곳, 인천 2곳이었다.

 

전체 등교 중단 학교 중 부산, 경북 구미·경산 한 곳씩을 제외하면 99.4% 수준인 531곳이 모두 수도권 소재 학교였다. 서울 27곳, 인천 245곳, 경기 259곳이 현재 등교를 중단한 상황이다. 쿠팡 물류센터발 집단감염 우려로 고3을 제외한 전 학년 등교수업을 중단한 경기 부천, 인천 부평·계양의 경우 이날 교육청, 방역당국 협의를 거쳐 오는 10일까지 등교중단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인천 교사 94% “안전한 등교수업 불가능”

 

인천의 경우 이 지역 교사 10명 중 9명이 현 단계에서 안전한 등교수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이날 공개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인천 지역 유치원, 초·중·고교, 특수학교 교사 1917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820명(94.9%)이 ‘현 단계에서 안전한 등교수업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불가능하다’고 답했다고 이날 밝혔다. 대입이 걸린 고3 등교에 대해서도 ‘중지해야 한다’는 응답률이 59%로 과반이었다. 다만 ‘감수해야 한다’는 응답도 39.4% 수준이었다. 

인천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2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구청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구청 공무원들을 상대로 검체 검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날 서울 성북구 돈암초와 이 학교 병설유치원도 등교·등원을 중단했다. 이 학교 야간근무를 담당하는 직원 A씨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A씨는 지난달 25일 발열 증상을 보였고 전날 오전 진단검사를 받았다. 그는 발열 증상을 보인 이후는 물론, 진단검사를 받은 당일에도 학교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야간근무 특성상 학생에 대한 직접 접촉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자가진단 사이트 이틀 연속 접속장애

 

이날 오전 8시10분부터 10시30분까지 경기 지역 학생이 등교 전 코로나19 의심 증상 여부를 보고하는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사이트에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전날 서울 등 지역이 같은 문제를 겪은 데 이어 이틀 연속으로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등교 전 자가진단은 의무사항인 데다 학년별 추가 등교가 이어질 예정이라 추가 접속 장애 발생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상황이다. 3일 등교수업을 시작하는 학년은 고1·중2·초3∼4학년이다. 지난달 20일 고3, 27일 고2·중3·초1∼2학년·유치원생에 이어 세 번째 순차 등교다. 이번에 새로 등교하는 학생 수는 178만명 수준이다. 이미 등교를 시작한 학생 281만명을 더하면 전체 등교 학생이 459만명에 이른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에 자가진단 사이트 점검을 위해 전담 직원 7명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사이트. 교육부 사이트 캡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자가진단 사이트의 잦은 접속 장애로 학부모 민원까지 초래되고 있다”며 교육부 측에 시스템 안정화를 당부했다. 교총은 “학생 자가진단 결과를 오전까지 제출해야 하는데 미제출 학생이 많아 담임교사가 독려 업무에 고충을 겪고 있다”며 “시스템 장애로 진단결과 제출 비율이 떨어지면 교육청이 보고를 독촉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이날 이런 요구를 담은 ‘등교수업 교사 지원 및 학생 자가진단시스템 개선 요청’ 건의문을 교육부에 직접 전달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