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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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의 꼬리칸 대책 필요”…은수미 성남시장, 청년 ICT노동자와 만남

“꼬리칸 대책이 필요합니다.”

 

은수미 성남시장이 2일 네이버와 카카오 등 판교지역 ICT 기업 청년 직원들을 만나 노동권익보호와 노동환경개선 등을 논의했다.  

 

은 시장은 시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어닥친 고용불안과 노동환경 악화, 안전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네이버, 카카오, 스마일게이트, 넥슨의 ICT 기업 4개사 근로자 9명이 참석했다.  

은 시장은 “일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애로사항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달라”며 말문을 열었고, 이에 한 참석자는 “ICT 업종에선 위기를 틈타 권고사직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참석자는 “노동의 권리, 정당한 대우 등에 대해 교육과 상담할 수 있는 지원시설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른 참석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등 언택트 근무 환경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원이 가능한지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은 시장은 “여러분이 건의한 사항에 대해 지원 여부와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며 “노동자 권익보호, 법률상담, 교육 등 노동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제반 사항에 대해 성남시의 ‘일하는 사람을 위한 조례’에 모두 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사태를 겪으며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시간강사, 방과 후 교사 등 고용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에 대한 공적 지원이 절실함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은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꼬리칸 대책이 필요할 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성남형 연대안전자금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효과가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기금과 관련한 최근 시 조사에서 성남시의 급락했던 소비율이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는 “‘다음 단계가 뭐냐’는 질문에는 ‘꼬리칸 대책’이라고 답한다”고 말했다. 은 시장이 언급한 꼬리칸 대책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에서 따온 것이다.

 

은 시장은 “봉 감독의 설국열차 ‘꼬리칸’처럼 코로나19가 만든 꼬리칸이 있다”며 “지난 2월부터 3개월간 100만개가량의 일자리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가운데 약 60%가 임시·일용직, 50%는 단순노무직과 서비스직”이라며 “감염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차별적이어서 꼬리칸 승객이 삽시간에 늘었다. 꼬리칸 자체가 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