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오는 9월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주요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여키로 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에서 그 의미를 평가절하하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국의 확대 G7 회담 참여를 환영하고 나섰지만 속내는 몹시 불편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3일 논평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G7 회담 초청을 받은 한국에 대해 “한국은 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은 경제, 외교, 국제정치 분야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깎아내렸다. 호주에 대해서도 “호주 역시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과 갈등이 격화하는 러시아 역시 초청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담에 초청할 의사를 정식으로 밝힌 나라는 한국, 호주, 인도, 러시아 4개국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브라질도 초청할 의향이 있음을 공개했다.
한마디로 기존의 G7(미국·영국·독일·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일본)에 5개국을 추가해 주요12개국(G12)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1∼13위 국가들 중 중국(2위)만 빼고 나머지 나라들을 한데 규합한다는 의미다.
논평은 “중국은 2010년 이후 세계에서 두 번째 경제 대국이 됐다”며 “중국은 미국을 제외한 G7 국가들보다 경제적 영향력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중국을 제외하고서 무슨 의미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겠는가 하는 비아냥인 셈이다.
실제로 논평은 “G7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정치쇼에 불과하다”고 폄훼했다. G7에 속한 나라들 중 미국만 중국보다 경제력이 크고 나머지는 모두 중국과 비교가 되지 않자 괜히 몸집을 더 불려 중국을 상대로 ‘힘자랑’이나 해보려는 것이란 의미다.
논평은 “G7은 설립 당시 가장 경제적으로 발달한 국가들이었다”며 “최근에는 중국을 대표로 하는 신흥 경제국이 떠오르면서 세계 경제와 국제정치에서 그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G7을 G12로 확대함으로써) 중국을 압박하려 하지만, 이는 나머지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