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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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가 끝이 아니다… 집단 감염 위험 키우는 '학원과 기숙사'

입력 : 2020-06-04 16:25:45
수정 : 2020-06-04 16: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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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학원 42곳서 총 78명 확진자 발생 / 방역수칙 위반 학원, 그간 처벌 근거 없어 제재 못해 / 학교 기숙사 ‘1인1실’ 원칙이나 적용 힘들어

최근 교육당국이 감염병 상황에서 학원 점검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학원법 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대구 지역 한 중학생 확진자가 증상 발현 이후 학원에 다닌 것으로 알려져 추가 감염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서울 강남구 학원 밀집지역 특별점검을 위해 지난 6월 2일 강남구의 한 학원을 방문해 학원생에게 불편사항 등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4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달서구 상원중에 재학 중인 2학년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학생은 등교수업 시작 전날인 지난 2일부터 인후염 등 관련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았고 3, 4일 등교하지 않았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확진 학생이 학교에 온 적이 없는 상황이라 현재 상원중은 원격수업 전환없이 등교수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 확진 중학생 학원 다녔다

 

다만 이 학생이 증상 발현 후 학원에 등원한 것으로 알려져 보건당국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학생들의 경우 진단검사가 추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 관계자도 “역학조사가 진행 중으로 밀접접촉자 분류 등에 따라 인근 학교 중 일시적으로 등교수업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교육부는 학원법을 개정해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학원에 대해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 지자체장이 수칙 위반 학원에 폐쇄 등 조치를 할 수 있었지만 교육감, 교육부 장관은 처벌 근거가 없어 점검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지난 2일 기준 올해 2월 이후 전국 학원 42곳에서 학생, 강사 등 총 78명이 확진된 바 있다. 

 

◆학교 기숙사 ‘1인1실’ 원칙이지만

 

학교를 위협하는 건 학원만이 아니다. 밀집도가 높고 접촉시간이 길 수밖에 없는 학교 기숙사 또한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교육당국은 이런 이유로 기숙사에 대해 ‘1인1실’ 운영을 권고했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 이런 원칙은 잘 지켜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방문한 충북 청주 오송고도 현재 기숙사를 2인1실로 운영 중이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등교수업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4일 충북 청주시 오송고등학교 방문해 교실에 비치된 감염병 관리 키트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 학교 김흥준 교장은 “도내 광역모집이다보니 청주 외 타지역 학생도 있고 학부모 요구도 많아 부득이하게 총 47명 학생이 25실 규모 기숙사를 이용하고 있다”며 “다만 기숙사 출입 시 발열 확인, 소독을 하도록 하고 건물 내 일시적 관찰실을 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교육부는 전국 기숙사 운영 학교 입소생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말 대구 농업마이스터고는 선제적으로 기숙사 입소 학생 전원에 대해 진단검사를 진행하던 중 확진자 1명을 확인해 추가 감염을 차단한 바 있다. 유 부총리는 “전국 240여개 기숙사 운영학교 2만여명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시행 중”이라며 “무엇보다 신속함이 필요하기 때문에 질병관리본부에 요청해 검사 수도 늘리고 속도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