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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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 논란 KBO리그 ‘로봇 심판’ 첫선 보인다

퓨처스리그 8월부터 시범 도입 / 2021년엔 2군 전 경기로 확대 방침

2020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큰 논란이 일었던 문제가 심판 판정이다. 비디오판독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 등 판독 대상이 아닌 부분에서는 아직도 심판들은 오심이 적지 않다고 팬들은 아우성이다.

지난해 7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요크에서 열린 한 독립리그 경기에서 주심(왼쪽)이 로봇 심판이 내린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전달받기 위해 이어폰을 끼고 있다. 요크=AP연합뉴스

이러자 많은 이들이 ‘로봇 심판’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미 미국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독립리그 경기를 활용해 주심의 볼 판정을 로봇에게 맡기는 실험을 했다. 경기장에 설치된 레이더 장비가 투구 궤적을 추적해 내린 판정이 심판이 착용한 이어폰으로 전달되는 방식이다. 주심은 로봇이 판정한 콜을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이를 자동 볼-스트라이크 시스템(automated ball-strike system·ABS)이라고 부른다. 당시 일부 선수와 코치가 로봇 심판의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하기도 했다.

 

이 ‘로봇 심판’이 KBO리그에도 첫선을 보인다. 8월 퓨처스(2군)리그에서 ABS를 시범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KBO 관계자는 4일 “관련 업체를 선정해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면서 “8월부터 LG 2군 홈구장인 경기도 이천구장과 NC 홈구장 마산구장에 설치해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퓨처스리그 약 20경기에서 로봇 심판을 운용하고 내년엔 2군 전 경기로 확대할 예정이다.

 

1군 경기는 현장 의견을 담아 이르면 2022년부터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5년 안에 도입을 목표로 한 메이저리그보다도 빠를 수도 있다. ABS가 KBO리그에 안착하면 볼 판정에 관한 오심 논란이 줄고 심판 성향에 따른 스트라이크존의 변화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볼 판정 시간이 늘어나거나 심판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편 KBO는 선수와 부자(父子) 관계에 있는 심판의 주심 배정을 금지하는 내규를 마련했다. 계기는 강광회 심판위원의 아들인 강진성(NC)이 1군에서 자리 잡으면서 두 사람이 한 경기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었다. KBO 내규에 따라 앞으로 강 심판위원은 NC 경기에서 주심을 볼 수 없다. 대신 비디오 판독 등을 통해 객관적인 판정을 내릴 수 있는 선심은 가능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경우 강 심판위원은 NC 경기에서 완전히 배제하기로 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