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를 팔아먹었습니다. 우리를 왜 팔아먹어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6일 대구시 중구 희움역사관에서 열린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시민모임)의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제’에 참석해 울분을 토해냈다. 이 할머니는 추모제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또 한 번 쏟아냈다.
고인이 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술잔을 올리던 이 할머니는 “언니들 제가 여태까지 할 일을 해결 못하고 이렇게 울고 있다”면서 “나는 이 원수를 갚겠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달 7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열고 윤 의원과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을 제기하는 등 후원금이 할머니들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30년 동안 진행해 온) 수요일 데모를 없애야 한다”면서 “학생들을 맨땅에 앉혀 놓고 돼지저금통 가져온 것을 (주머니 속에) 채워 넣었다. 나는 그걸 몰랐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김복동 할머니를 언급하며 정의연을 향한 비판의 날을 거듭 세웠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한다며 한쪽 눈을 실명한 김복동 할머니를 끌고 온 데(여기저기)를 다녔다”며 “언니들 내가 해결하겠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윤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각종 의혹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과 관련해 이 할머니는 “할 말이 없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며 “기자회견은 보지 않았다. 뭐 하려고 보냐”고 했다.
여성가족부에 공식 등록한 대구·경북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27명이다. 이 중 25명이 세상을 떠났고 현재는 이 할머니를 포함해 2명이 남았다.
대구=배소영·김덕용 기자 sos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