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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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취재 열기에 “내가 죽는 모습 찍으려고…” 분통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8일 “내가 죽는 모습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것이냐”라며 의원실 앞에서 대기 중이던 취재진에게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정의기역연대(정의연)가 운영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영미씨가 사망한 후 윤 의원은 ‘추모사’를 통해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대한 고통을 토로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503호 앞의 취재진들을 향해 “무엇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것이냐”라며 “내가 죽는 모습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상중인 것을 알지 않느냐”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검은 옷에 나비 모양 배지를 차고 출근했다. 손 소장의 사망 소식에 윤 의원의 의원실 앞에는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이겨 내십시오’ 등 지지자들의 응원 글이 붙었다.

 

윤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추모사에서도 언론과 검찰로부터 손 소장이 고통을 받았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그는 “기자들이 쉼터 초인종 소리 딩동 울릴 때마다, 그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하고, 매일같이 압박감,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우리 소장님 피가 말라가는 것은 살피지 못했다”며 “내 영혼이 파괴되는 것 부여잡고 씨름하느라 우리 소장님 영혼을 살피지 못했다”고 했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 사무실 출입문 옆에 윤 의원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열린민주당 김진애 원내대표도 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윤 의원과 저의 해우에 대해서 카메라 세례가 터지더라. 윤 의원이 정면으로 잡히지 않도록 살짝 방향을 틀어 드리기도 했다”라며 “섣부른 낙인찍기는 사절이다. 언론의 지나친 취재는 너무 심한 가혹행위”라고 지적했다.

 

손 소장의 사망에 대해서도 “자칫 언론은 사회적 죽음을 만드는 주요 변수가 되지 않도록 제정신을 차려야 하며 몇 십년 활동을 송두리째 부정 당하는 아픔을 만들지 마라”고 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