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탈북자 단체의 ‘대북 삐라(전단지)’ 살포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선 것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대북전단 논란이 불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원 구성이 이뤄지는 대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하자, 미래통합당은 “북한에 끌려다니고 있다”며 공세를 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접경지역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백해무익한 대북전단 살포는 중지돼야 한다”며 “국회 원구성이 완료되면 대북전단 살포금지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와 정부는 지난 4일 “전단 살포는 백해무익한 행위”라면서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법안 마련 방침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대북전단 살포 제한 관련법을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비판한 통합당을 겨냥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3월 무력충돌 우려 등으로 전단 살포를 중지시킨 바 있다. 통합당이 야당이 됐다고 다른 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며 “대북전단 살포 문제는 정쟁의 소지가 없다.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로 대북전단 문제에 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정은 및 북한과 관련해 명백한 허위정보와 가짜뉴스가 국내에 광범위하게 유포됐다”며 “신뢰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나의 신뢰부터 시작해야 한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법”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의원은 대북전단 살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을 1호 법안으로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명분으로 후원금을 걷는 단체들이 있는데, 일부 단체를 후원금을 걷기 위한 수단으로 (대북 전단 살포를)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말했기 때문에 갑자기 하게 된 게 아니고, 9·19 군사합의 때도 우리가 약속을 했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북전단 살포금지를 위한 법이 없는 게 아니라 이전 정부 시절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관료의 의지 부족’만 있을 뿐”이라며 통일부의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에 왜 우리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못하고 있는지 상당히 의아하다”며 “정부는 대북관계에서 분명한 태도를 표명함으로써 국민 자존심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압도적으로 북한을 제압할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있고, 국방 능력도 북한에 손색이 없을 정도”라며 “일방적으로 북한에 끌려 다니는 나라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정부 스스로 판단해 북한에 (전단 살포) 풍선을 띄우는 것을 해서는 안 된다고 조치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그걸 공격했다고 해서 즉시 답을 보내는 것은 현명치 못한 조치”라며 “북한에 저자세를 보인다고 해서 평화가 유지되지는 않는다. 당당할 때는 당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