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의 대미를 장식하는 디저트
품격 있는 정찬 요리가 중에서도 중요하고도 절대 빠지지 않는 코스가 있다. 그 어느 접시 위 음식들보다 화려하고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바로 디저트다. 우리가 후식이라 부르는 디저트(dessert)는 ‘식사를 끝마치다’, ‘테이블을 치우다’라는 뜻의 데세르비르(desservir)에서 유래된 말로 코스요리의 끝뿐 아니라 이제는 식사 후에 커피 같은 음료를 먹는 것처럼 일상이 된 과정 중의 하나다. 앙트르메라고도 불리는데 지금은 디저트를 지칭하는 말이지만 옛날 정찬 코스에서는 로스트(굽는) 요리 다음에 나오는 야채나 과일 치즈 같은 모든 요리들을 지칭하는 용어였다. 그런 디저트는 오랜 과거에는 부유층들의 전유물로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흔치 않은 사치였다. 단맛이 기본인 디저트의 필수 재료 설탕은 중세시대만 굉장히 고가였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만 보아도 삼국시대 때에 당나라를 통해 처음 설탕이 도입되었고 왕족이나 귀족이 주로 즐길 수 있는 사치품이었다고 전해진다. 가끔 마트 진열대에 아무렇지도 않게 놓여 있는 향신료나 설탕, 소금 같은 것들을 보면 누구나 다 누릴 수 있는 일상 중 하나가 되었지만 고단했던 역사를 알기에 조금 경건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티라미수와 디저트
처음 만들어 본 디저트는 ‘티라미수’다. 새내기 요리사 시절 고구마 케이크를 좋아하는 어머니를 위해 티라미수 사이사이에 으깬 고구마 무스를 얹어 창조적인 무언가를 시도했다. 하지만 무스와 티라미수가 굳질 않아서 가족들끼리 웃으며 아이스크림처럼 떠 먹었던 추억이 있다. 요즘에는 사보이아르디 쿠키를 바닥에 깔고 콜롬비아산 원두로 만든 더치커피를 뿌려 향을 준 후 부드럽게 만든 크림치즈 무스를 얹어 마무리를 한다. 코코아 파우더를 듬뿍 뿌려야 제 맛이라고 하지만 파우더 가루 때문에 기침이 나기에 나는 살짝만 뿌려 준다. 이미 많이 익숙한 맛이라서 그 익숙함 때문에 더 까다롭고 정성들여 만들어야 하는 디저트다. 무너져 내린 고구마 티라미수를 만들었던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잘 녹인 젤라틴 2장 정도를 섞어 넣어야지 하는 즐거운 상상을 가끔씩 한다.
코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디저트는 함께 가게를 운영하며 파티시에를 겸하는 아내 안주연 셰프가 만들고 있는데 최근 디저트 중 가장 흥미롭고 맛있었던 건 컬리플라워를 주재로 만든 디저트다. 그 하얗고 담백한 야채를 어떻게 디저트로 만들려나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화이트 초콜릿과 컬리플라워를 조합한 그 맛은 그 어떤 디저트보다도 풍미가 가득했다. 야채를 활용한 건강한 디저트를 만들고 연구하는 그 모습이 참 멋지게 느껴졌다.
#디저트를 만드는 사람들
한국에서의 파티시에라는 직업은 고단하고 열정이 필요한 직업이다. 드라마에서 종종 나와 가끔 인기를 얻지만 실질적으로 디저트라는 장르는 구매자에게 필수가 아닌 선택이기 때문에 괜찮은 디저트 숍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일이다. 물론 한국의 파티시에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 독창적인 메뉴들이 대중적이려면 우리의 디저트 문화와 인식은 조금 더 나아가야 할 거라 생각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커피 한 잔에 5000원 이상을 쓰는 것이 흔한 문화는 아니었던 것처럼 식사도 아닌 디저트에 6000~1만원을 쓴다는 건 쉽지 않은 소비이기 때문이다.
정찬 음식의 디저트는 예전엔 에피타이저나 메인 요리들보다 더 화려했다고 전해진다. 식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코스이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 생각을 한다. 요즘엔 조금 간결하고 맛의 전달력이 있는 디저트를 추구한다. 디저트가 주인공인 ‘플레이팅 디저트’를 하는 곳들도 있다. 한남동의 ‘JL디저트바’, 강남의 ‘더플디’, ‘소나’ 등은 디저트 문화를 선도하는 소중한 공간들이다. 그 중 JL디저트바는 꼭 방문해 보길 권장한다. 멋진 수염을 기른 파티시에가 눈앞에서 바로 디저트를 담아주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디저트의 고정 관념을 벗어난 토마토 디저트나 버섯 디저트를 먹어 보게 된다면 먹는 행위만으로도 미식 수준을 한 단계 더 올릴 수가 있다.
■간단 티라미수 만들기
<재료>
계란 노른자 3개, 설탕 35g, 생크림 100㎖, 마스카포네 크림치즈 150g, 에스프레소 커피 30㎖, 코아 파우더 조금, 사보이아르디 쿠키 또는 카스테라빵
<만드는 법>
① 노른자에 설탕을 넣고 약 70도 정도 온도의 중탕으로 휘핑을 쳐 준다. 설탕이 다 녹고 노른자가 부드럽고 걸쭉한 농도가 될 때까지 해준다. ② 노른자와 크림치즈를 골고루 섞어준 후 휘핑을 한 생크림을 섞어준다. ③ 컵이나 틀 바닥에 사보이아르디를 깔아 준 후 커피를 부어 전체적으로 적셔준다. ④ 만들어 놓은 티라미수 크림을 채워 준 후 코코아 파우더를 뿌려 마무리한다. 하루 정도 냉장고에 차갑게 넣은 후 먹으면 더 맛있다
김도훈 핌씨앤씨 대표 fim@fim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