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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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멍·머리에는 피… '창녕 아동학대' 친모도 가담

말 안 듣는다고 의붓아버지와 2018년부터 학대 / 감염 우려 있다며 학교 가정방문 거부

경남 창녕에서 온몸에 심한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된 9세 여아의 아동학대 피해에 대한 경찰 조사결과 의붓아버지 외 친모도 학대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창녕경찰서에 따르면 A(9)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 20분쯤 잠옷 차림으로 창녕의 한 도로를 뛰어가다 한 주민에 의해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발견 당시 A양은 눈이 멍들고 손가락에는 심한 물집이 잡혀 있는 등 일부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으며 머리는 찢어져 피가 흘린 흔적이 있었다.

맨발에 어른용 슬리퍼를 신고 시민과 함께 들어서는 A양의 모습. 채널A 영상 캡처

주민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의붓아버지 B(35)씨와 친모 C(27)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한 결과 B씨는 A양이 말을 안 듣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지난 2018년부터 최근까지 상습적이고 지속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B씨는 A양의 손을 프라이팬에 지지는 등 학대 했으며 A양의 친모도 조현병 증세가 심해지면서 지난해부터 B씨와 함께 딸을 학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아동복지지원센터 관계자 등과 함께 B씨와 친모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 정확한 피해 사실을 확인한 후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A양 가족은 올해 1월 거제에서 창녕으로 이사 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에 가지 않고 외출도 하지 않아 주변에서 학대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에서는 A양의 담임을 통해 교과서와 어린이날 선물 등 전달을 위해 집으로 방문 했으나 A양의 부모는 어린 영아가 있어 감염의 우려가 있다며 가정 방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교육청도 이 사건과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서 학교 측에 A양에 대한 긴급 보호조치를 요청하고, 전문가에 의한 심리검사 및 상담을 진행한다.

 

또 창원지검에 피해 학생에 대한 임시 보호 조치를 요청하는 한편 퇴원 후 양육시설 등에서 보호할 예정이다.

 

창원=강민한 기자 kmh010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