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서 여야 간 경계선을 넘나드는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9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일반 지주회사가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해 대기업의 벤처기업 투자와 인수합병을 유도하는 안을 담았다. 일반지주회사나 자회사가 주식을 소유할 수 없는 대상인 ‘금융업 또는 보험업’의 범위에서 벤처캐피털을 제외하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CVC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투자한 내역, 자금대차관계, 특수관계인과 거래관계 등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해 CVC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현행법상 국내 대기업 지주회사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CVC를 보유할 수 없다. 벤처캐피털(VC)은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 금융업으로 분류되는데 이 법이 통과되면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보험회사를 보유할 수 없도록 한 ‘금산분리’ 규제를 일부나마 21년 만에 풀린다. 지주회사의 CVC 소유는 기업계의 요구 사항이었으나 금산분리 원칙을 해칠 수 있다는 민주당 내 반발에 밀려 지금까지 실현되지 못했다.
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최근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차등의결권제도를 도입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놨다. 현행 상법은 1주 1의결권 원칙을 명시하고 있어 1주당 복수의 의결권이 부여되는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이 불가능하다. 이 개정안은 총주주의 동의하에 비상장 벤처기업이 의결권 수가 1주당 2~10개인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해 벤처기업의 경영권 안정을 도모할 수 있게 했다. 차등의결권제도 역시 기업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에서 기업 대주주를 과도하게 보호한다는 반대가 거셌다.
통합당에서는 민주당보다 더 급진적인 포퓰리즘 법안이 발의됐다. 통합당 임이자 의원은 최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은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를 담고 있다. 농산물의 가격이 생산비 미만으로 하락하면 차액을 정부가 생산자에게 지급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앞선 국회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바 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