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지도자는 현실적이고 실증적이고 또 효과적인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제 도입을 공론화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한 것이다.
박 시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모든 국민에게 월 200만원씩 다 준다? 그러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그런데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느냐. 10만원씩만 전 국민에게 준다고 해도 62조원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금 현재 국방비가 50조고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 빼고 나면 전체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서 주고 있는 모든 복지재원이 50조원이다”며 “모든 국방 또는 사회복지를 다 없앨 수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 시장은 전 국민 기본소득 지급 대신 고용보험제 전면 도입이 선행돼야 한다며 “우리나라 노동자 2700만명 중 51%, 즉 1400만명이 지금 해당이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고용보험을 가입해야 받을 수 있는 게 실업수당”이라며 “다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될 때까지 버티게 해주는 최대 생존자금을 지금 51%가 못 받고 있는 상태니까 더욱 불평등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지금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이고 사회안전망”이라며 “고용안전망 확충이 지금보다 절박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비가 막 줄기차게 내리고 있는 데 우산을 쓴 사람한테까지 또 씌워줄 필요는 없다”며 “장대비를 그대로 맞고 있는 사람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것, 그게 바로 전국민 고용보험제”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지금 건강보험료도 제대로 못 걷고 있는데 전국민 고용보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고용보험이 뭔지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하는 소리’라고 비판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고용보험에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포함시키려면 여러가지 체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자영업 등의) 고용보험료는 근로장려금이나 일자리안정자금 등 지금 쓰고 있는 것을 일부 전용하면 된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충분히 있다”며 “전문학자들의 얘기를 좀 듣고 그런 말씀을 하시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사회안전망은 고용 안전망 구축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 언급과 관련해 “문 대통령께서도 바로 이런 고민 때문에 전국민 고용보험제도를 먼저 해야 된다고 선언하셨다”며 “많은 학자나 전문가들 사이에는 거의 사실 합의가 이뤄져 가고 있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