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얼마나 깨끗한가 한네 튀겔/배명자/반니/1만6000원
현대인은 매일 세수나 샤워로 몸의 오물을 씻어내고, 집안과 옷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화학물질과 미세 플라스틱이 든 갖가지 제품을 쓰고 버린다. 이런 청결을 위한 인간의 소비 뒤에는 각종 쓰레기가 쌓이고 이는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독일 다큐멘터리 잡지의 편집자로서 수십 년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관한 글을 써온 저자는 인류가 만들어낸 ‘쓰고 버리는 문화’에서 생산된 상품은 소비된 뒤에 ‘쓰레기’의 형태로 인류에게 복수한다고 강조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분해되지 않은 채 수백 년 동안 우리 곁에 머물고, 하수 정화가 되지 않는 화학물질은 먹이사슬을 따라 축적돼 부메랑처럼 인간에게 돌아온다. 미세먼지와 산화질소는 매일 우리의 호흡기를 위협하고 있다.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손 소독제 등 항균제의 사용이 급증하고 있지만, 과도한 항균 물질 사용은 몸에 이로운 박테리아의 균형 잡힌 환경을 해칠 뿐 아니라 몸에도 해롭다. 책에서 사례로 든 트라이클로산은 접촉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고 하수 정화 시설로도 완전해 분해하지 못해 수생 생물에는 독이 된다.
저자는 비누만 있으면 개인위생은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핸드 젤, 발 탈취제, 물티슈, 스프레이 방향제, 다용도 세척제가 정말 우리 세상에 필요한지는 의문이며 먼지와 세균에 공포를 느끼는 것은 무관심한 것만큼이나 잘못된 반응이라고 강조한다. 자연의 순환과 재활용경제야말로 미래를 위한 훌륭한 모범이라는 것을 다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생활 속 실천 방안으로 △충분한 수면으로 신체의 오물 방어력을 강화하자 △공격적인 세제와 케어 용품을 쓰지 말자 △창문을 열자 △식물을 실내 유해 물질 필터로 활용하자 △캡슐 커피를 버리자 등을 제안한다.
박태해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