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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일자리 창출 넘어… ‘탄소 배출 제로’ 인프라 구축 필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에너지전환과 그린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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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전담 TF 구성 / “4차 산업혁명 그린에너지로” 與도 동참 /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 대응 대책은 없어 / ‘탈탄소’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해야 / 친환경 발전 전환 가속화 / 석탄 발전 비중 과감하게 감축 LNG 대체 / 원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 40%로’ 목표 / 전력 공급 불안·전기요금 인상 불가피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코로나19 사태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경제·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 방안으로 ‘그린 뉴딜’을 선포하자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그린 뉴딜은 특히나 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에너지전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조만간 확정될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그린 뉴딜 분야 전문가 간담회에서 “그린 뉴딜을 통해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감염병이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나왔다고 추측하기도 한다”며 “전문가들은 호주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산불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고도 말했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곳은 환경부다. 환경부는 최근 그린 뉴딜 추진단 및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기존 환경경제정책관 소속이었던 녹색산업 TF를 실장급 단장이 이끄는 추진단과 전담 TF로 확대 개편한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존 TF는 그린 뉴딜의 한 축인 녹색산업 활성화만을 중점적으로 추진했었다”며 “그린 뉴딜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그린 뉴딜 전반과 관련해 역할을 강화하고자 부처 내 조직을 새로 편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환경부가 주관인 그린 뉴딜 핵심사업을 총괄 관리하면서 국회와 시민사회, 지자체 등과의 소통도 확대할 계획이다.

◆그린 뉴딜 띄우기에 여당도 동참… 탈탄소는 빠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그린 뉴딜 공론화에 동참했다.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한국형뉴딜TF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세계적 경제학자인 제러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은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이 전 세계를 그린 뉴딜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리프킨 이사장은 “그린 뉴딜은 21세기의 한국을 운영하고, 동력을 제공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해 주는 인프라로의 완전한 전환을 의미한다”며 “미국의 많은 그린 뉴딜 제안은 개별적 시범사업을 늘어놓은 것에 불과할 뿐 인프라 전환을 다루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인프라 혁명을 주도해 달라”며 “40년 정도 걸리는 전환 계획이 필요하고, 첫 20년 이내에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산업혁명마다 산업혁명의 주역인 에너지가 달라졌다”며 “4차 산업혁명은 그린 에너지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빨리 갈 것인가, 상업성을 가져갈 것인가 하는 게 중요하다”며 “탄소 제로 시대를 어떻게 끌어갈 것인가가 미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이제는 탄소를 얼마만큼 줄이느냐가 매우 중요한 과제이고 신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뉴딜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탈탄소’는 그린 뉴딜에서 제외돼 비판이 나온다. 일자리 사업에 집중한 탓에 온실가스 감축 계획 등 탈탄소 내용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시민단체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향후 그린 뉴딜 정책 구체안에는 반드시 탄소 제로 사회에 대한 방안이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5일에는 전국 200곳이 넘는 지자체장이 ‘대한민국 기초지방정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발표하고 정부에 2050년 탄소 중립 선언을 요구하기도 했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주목… 요금 대안은 없어

그린 뉴딜 정책과제는 에너지전환 정책의 연속 선상에 있다. 에너지전환 이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 신재생에너지 보급·신산업 기술 연구개발(R&D) 지원 등의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시스템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친환경 발전으로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 유력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워킹그룹이 내놓은 초안에는 2020년부터 2034년까지 15년간의 전력수급 밑그림이 담겼다. 애초 지난해 말 최종안이 나왔어야 했지만 이번부터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새롭게 들어가면서 최종안 확정이 지연되고 있다.

초안의 핵심은 석탄을 과감하게 감축하고 그 자리를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하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을 가속화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을 점차 줄이고 현재 15%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을 40%까지 늘리기 위한 실행계획을 담았다. 앞서 발표된 8차 계획이 에너지전환에 따라 원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기본 틀이었다면, 9차 계획 초안은 이를 발전시켜 친환경 발전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셈이다.

하지만 에너지전환에 따른 전력 공급불안 요소와 요금인상 대책은 들어가 있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발전 단가가 석탄발전이나 원자력발전보다 비싼 LNG와 신재생에너지가 주 에너지원이 될 경우 전기요금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지만 이에 대한 분석은 계획 초안에 들어가지 않았다.

워킹그룹 관계자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기사업법에 검토 범위가 명시돼 있다”며 “거기에 전기요금 부분이 없기 때문에 전기요금 영향분석을 별도로 수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9차 계획 수립 자문기구인 총괄분과위원회 유승훈 위원장은 “총괄분과위원회는 권고안을 제시한 것이고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내용이 일부 수정될 수 있다”며 “환경부의 평가가 끝나면 국회에 보고하고 공청회를 거친 뒤 정부에서 최종 내용을 확정해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