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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의 힘(?)… 여야, 앞다퉈 “노인부 신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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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60대 이상 유권자 비중 커져 / ‘노인부’ 신설 법안 쇄도… ‘청년부’ 설치보다 압도적

인구 고령화에 따른 필연적 현상인가. 21대 국회 벽두부터 ‘노인’을 위한 중앙 행정기관을 별도로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청년을 위한 정부 부서를 만들자는 의견보다 노인 전담 행정기관을 마련하자는 주장이 압도적으로 많은 점이 한국 사회 인구 구조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북문 앞에 모인 노인들이 장기를 두고 있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는 없습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14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21대 국회 들어 접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중에는 유독 노인행정 전담 기구를 신설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여럿 있다.

 

먼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김영호 의원이 가칭 ‘노인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발의안에서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노인에 대한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하고 노동시장 내 고령인력을 보호하는 등 노인이 직면한 다양한 사회문제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은 중요한 국정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배경을 소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국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한 호주 등 다른 국가는 노인정책을 전담하는 조직을 둬 관련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노인의 고용·복지정책 등을 전담하는 부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노인정책의 수립과 집행 기능이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어 그 운영이 비효율적이다.

 

김 의원은 “노인정책을 전담하여 추진하는 ‘노인부’를 신설함으로써 노인 관련 정책과 사업에 대한 통합적인 추진체계를 확보하고, 고령사회의 당면 과제에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민주당의 서삼석 의원도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다. 다만 서 의원은 고령층의 ‘삶의 질’에 방점을 찍어 부처 이름을 가칭 ‘노인행복부’로 할 것을 주장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서울시내 한 LPG충전소에 고령의 택시기사들이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는 없습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야당인 미래통합당도 다르지 않다. 아무래도 통합당의 주된 지지층이 50대 이상 고령자라는 점을 감안해 노년층 표심 공략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통합당 이종배 의원은 최근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 “급속한 인구 고령화는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 복지 재정 부담 가중 등의 문제 등을 초래해 중요한 국정과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노인 관련 정책 사업은 정부 부처마다 분산·추진되어 사업이 중복되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인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전담하는 부처 및 조직을 신설해 국가가 노인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고령사회에 적극적·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름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노인 문제를 전담하는 중앙 부처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 셈이다.

 

같은 통합당 이명수 의원은 중앙 부처보다는 한 단계 낮은 보건복지부 산하 외청 형태의 행정기관 신설을 주문했다. 그는 가칭 ‘노인복지청’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발의안에서 “평균수명의 연장과 저출산 기조의 심화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인구 고령화는 취약계층인 노인에 대한 사회안전망으로서 노인 복지정책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있다”며 “복지부 소속으로 ‘노인복지청’을 설치, 노인 복지정책의 기획·종합 업무를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이 어려워진 가운데 서울 한 대학의 채용 게시판 앞으로 한 학생이 고개를 숙인 채 지나가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처럼 ‘노인부’, ‘노인행복부’, ‘노인복지청’ 등 기관의 가칭만도 여럿인 노인 분야와 달리 청년 분야는 다소 소외되는 느낌이다. 4·15총선 직전에는 ‘청년정치’ 운운하며 젊은이들이 겪는 실업난 등 고통을 덜어주는 정책을 펴겠다고 여야 모두 큰소리를 쳤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든다는 이가 많다.

 

그나마 청년층의 지지가 좀 더 아쉬운 통합당에서 청년을 위한 전담 행정기관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와 눈길을 끈다.

 

통합당 홍문표 의원은 고용노동부 산하에 가칭 ‘청년청’을 신설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홍 의원은 발의안에서 “청년층은 향후 국가 경제의 생산과 소비를 주도할 주요 계층으로, 경제성장과 사회안정을 위해서는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과 취업을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시장에서 청년이 처한 어려움에 적시에 대응하고 고용과 취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담 행정조직 신설의 필요성이 크다”고 청년청 신설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