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집값이 다시 꿈틀대는 등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청약시장 과열도 심상찮은 모습이다. 올해 들어 서울의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이 100대 1에 육박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가 시장에는 ‘공급감소’ 메시지로 받아들여졌고, ‘로또 청약’ 기대감이 상승한 결과다.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추가 규제를 예고한 정부가 분양 시장에도 칼을 빼들지 주목된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올해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40.7대 1로 지방 18.3대 1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이 지방을 앞지른 건 2010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수도권 분양단지는 5곳 중 1곳꼴로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일 만큼 청약열기가 뜨거웠다. 올해 전국에서 청약접수를 받은 130개 아파트(수도권 56개·지방 74개) 가운데 경쟁률이 100대 1 이상인 곳은 16개로, 이 중 12개가 수도권 물량이다.
서울은 평균 청약경쟁률이 99.3대 1에 달했다. 2000년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올해 분양된 8곳 중 절반인 4곳에서 100대 1을 넘어섰고,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곳은 마곡지구9단지로 14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과 경기도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청약수요가 몰리면서 각각 37.3대 1과 37.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인천에서 지난 4월 공급된 부평역 한라비발디트레비앙은 251.9대 1의 2000년 이후 인천 지역 최고 경쟁률을 찍었다.
수도권의 과도한 청약 열기는 연이은 부동산 대책의 부작용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은 투기과열지구에 속해 있어 고강도 규제를 적용받는데도 청약 열기가 유독 뜨거웠다. 신규 아파트 수요는 변함이 없는 가운데 분양권 전매 제한이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 청약시장에서 각종 규제가 쏟아져 나오며 청약 대기자들의 불안 심리가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7월 말 분양가 규제 시행 전에 ‘막차’를 타지 않으면 영영 새 아파트에 들어갈 수 없다는 조바심이 과도한 청약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이 같은 청약 열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오래전에 지어진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 낮은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시세 차익 기대감이 커지면, ‘로또 청약’을 노리는 수요들이 계속 유입될 수밖에 없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 연구원은 “오는 8월 소유권 이전등기 시까지 전매제한 강화를 앞두고 전매가 가능한 분양권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6~7월 청약시장에 계속 유입될 것”이라며 “다만 8월부터 전매가 제한되고 현재 논의 중인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 대한 최대 5년 거주가 의무화될 경우에는 가수요가 일부분 차단되면서 청약열기가 조금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중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목표로 추가 규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과 경기 과천·광명·하남 일부에 지정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를 더욱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풍선효과’로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집값이 뛰고, 하락세를 유지하던 서울 집값도 상승세로 전환한 데 따른 조치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가 점점 벌어지며 주거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이날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택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상위 20% 평균 가격은 7억9886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억520만원이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하위 20% 평균 가격은 1억86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47만원 떨어졌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