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북한이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것과 관련해 “(대)포로 폭파 안 한 게 어디냐”고 했다.
송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그런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개성공단 인근 서부전선 지역에서 대형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관측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2시49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이에 송 의원은 개의 2시간 만에 외통위 전체회의 산회를 선포했다.
그는 외통위 산회 선포 전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며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남북 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비참하게 폭파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게 실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 전 백두산 천지에서 두 정상이 만나 새로운 한반도 미래를 약속했을 때 모든 국민들이 기대에 부풀었는데 관리가 어떻게 돼서 이렇게 됐는지 안타깝다”며 “빨리 진상을 파악해 상임위 전에 추가로 논의해야 할 것 같고, 외교부도 마찬가지로 급한 대응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며 “나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하여 대적(對敵)사업 관련 부서들에 다음 단계 행동 결행을 지시했다”고 군사 도발을 시사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9일 남북 간 통신선을 모두 차단한 데 이어 이날 실제 연락사무소 폭파를 실행하면서 김 부부장의 경고는 사흘 만에 현실이 됐다.
한편 개성공단 내에 개설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지난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 따른 후속조치로 그해 9월 문을 열었지만, 개소 후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오후 4시50분 보도를 통해 “연락사무소가 요란한 폭음과 함께 비참하게 파괴됐다”며 “쓰레기들과 이를 묵인한 자들의 죗값을 깨깨 받아내야 한다는 격노한 민심에 부응하여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들을 차단해버린 데 이어 우리 측 해당 부문에서는 개성공업지구에 있던 북남 공동연락사무소를 완전 파괴시키는 조치를 실행하였다”고 밝혔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