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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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군 복무’ 논란에 나이스 그룹 최영 부회장 사퇴…“억측성 기사 생산 안타까워”

최영 “사랑하는 나이스그룹 명성 피해 없어야” / “모든 의혹 조사결과 통해 명확하게 밝혀질것”

 

이른바 ‘황제 군 복무’ 논란에 휘말린 공군 병사의 아버지인 최영 나이스홀딩스 부회장(사진)이 사퇴했다.

 

최 부회장은 16일 사내 게시판에 “아직 모든 의혹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저의 불찰로 발생한 일인 만큼 사랑하는 나이스(NICE)그룹의 명성과 위상에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나이스홀딩스 대표이사를 비롯한 그룹의 모든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조사가 진행 중임에도 많은 억측성 기사들이 생산되는 데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며 “공군의 공식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개인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모든 의혹은 조사 결과를 통해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언론에 대한 불감을 간접 피력했다.

 

앞서 최 부회장의 아들인 최모 상병은 서울 금천구 소재 공군 방공 유도탄 사령부에서 복무하면서 1인 생활관을 쓰고 같은 부대 부사관에게 빨래와 음료수 배달을 시키는 등 특혜를 누려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의혹은 한 부사관이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금천구 공군 부대의 비위 행위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제기됐다.

 

이에 공군본부는 전날 수사에 들어갔고, 최 부회장 역시 이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

 

이날 공군본부에 따르면 수사는 먼저 최 상병이 본부 재정처로 보직이 변견된 경위 조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최 상병의 무단이탈 혐의 입증에도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상병은 복무 중 피부질환을 이유로 외출증 없이 부대 밖으로 나가 집 근처 병원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군본부는 위병소 출입 기록 등을 살피면서 실제 병원 치료를 받았는지, 진료 후 부대에 즉시 복귀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최 상병과 함께 생활환 부대 간부와 병사들의 진술에 따르면 최 상병의 부모는 아들을 배려해달라고 군에 수차례 압박했으며, 결국 이 부대는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공군 측은 이번 특혜 논란과 관련해 최 상병이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배려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1인실 사용에 대해서는 다른 병사들이 최 상병과 함께 지내기 어렵다고 먼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군 병사 대표인 ‘으뜸병사’가 생활관 병사들의 의견을 전달하면서 비어있는 생활관을 쓰도록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 상병이 공용 정수기 사용이 어렵다고 하자 부사관이 가족으로부터 일반 생수를 받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제기된 의혹의 실체를 모두 밝힐 것”이라며 “범죄 혐의나 징계 사유가 드러나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의혹을 제기한 청와대 국민 청원글은 이날 오후 10시 기준 2만3000명이 동의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