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그럴 가능성이 예상됐던지라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고 17일 밝혔다. 김 의원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3남으로 남북화해와 협력, 국민통합을 위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을 맡아왔다.
김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다만 이렇게 신속하게, 또 이어서 비난 성명을 쏟아내는 것은 상당히 감정적이고 과하다는 생각은 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북한이 지금 경제위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굉장히 위기감이 고조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전례 없는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물론 당장 돌이킬 수 없는 조치, 선을 넘어버리는 조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남측을 때리면서 미국 쪽에 ‘당신들도 봤으면 이제 좀 나서라’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미국 대선전이 전개되면서 몇 달 후에 수위를 높이는 조치 즉 미사일 발사가 예상된다”며 “처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쏴 레드라인을 넘어 버리지는 않고 무기사용 등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미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설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과하게 화낼 필요도, 그렇다고 모른 척하거나 방심할 필요도 없다”며 “경계할 부분은 철저히 경계하면서 북측에 대해 저자세로 무조건 달래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 달랜다고 저쪽에서 갑자기 우리 정부와 대화하려고 나올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차 말씀드리지만 미국을 포함해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과거에도 보면 1994년에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온 지 3개월 만에 남북 정상회담 합의가 됐고, 2017년에도 ICBM 마지막 발사 있고 나서 위기감이 고조됐는데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북측에서 올림픽 참가를 발표하면서 상황이 풀어지지 않았느냐”면서 “조그마한 상황 변화에 따라 너무 일희일비할 필요 없고, 담담하게 당연히 준비할 것은 준비하면서 우리가 계획했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작업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지 사흘 만인 전날(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북한은 폭파 다음날 입장문을 내고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고 서해상 군사훈련도 부활시키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는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성과로 꼽히는 9·19군사합의 파기를 의미한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