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유정(37)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광주고법 제주 제1형사부(부장판사 왕정옥) 심리로 열린 고유정의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사건 결심 공판에서 원심 구형과 같은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고씨가 아버지 앞에서 아들을, 아들 앞에서 아버지를 살해하는 연쇄살인 범죄를 저질렀다”며 “범행 수법이 지나치게 잔혹하고 지난 공판 동안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사형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에게 사형만으로는 형이 가벼운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고유정은 최후 진술에서 “법원이 지켜보는 면접교섭권이 진행되는 동안 전 남편을 죽일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전 남편은 우발적인 상황에서 죽게 된 것이다”고 항변했다.
연둣빛 수의를 입고 긴머리를 늘어뜨린 고유정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미리 써온 의견서를 읽었다. 그는 전 남편 살해는 우발적 사건이고,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자신과 무관하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10분부터 9시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37)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같은 해 3월2일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는 의붓아들의 등 위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에 파묻히게 눌러 살해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20일 고유정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의붓아들 살해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고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15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