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경쟁국 경제를 망치기 위한 수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고의로 퍼뜨렸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를 ‘중국에서 온 전염병’으로 지칭하며 “발병 초기에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중국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건 고의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이 코로나19를 국경 밖으로 확산하게 내버려둔 데에는 경제적 동기가 있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경제적 여파를 확대하려 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맞다. 그들은 ‘우리는 곤경에 빠졌다. 미국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라고 말한다”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미국 경제가 그들을 날려버렸다. 관세 때문”이라고 답했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조치로 어려움을 겪자, 그 보복으로 코로나19를 고의로 퍼뜨렸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발언을 뒷받침할 정보를 가진 것은 아니며 단지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중국 밖 확산에 대해 당국의 무능이나 실수일 가능성이 더 많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혹시 누가 아느냐. 그건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책임을 중국에 물으며 공세를 펴왔는데 이번 주장도 그 연장선이다.
그는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종착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2차 유행이 오더라도 중국처럼 전수조사식 대규모 진단검사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또 “일부 미국인이 코로나19 예방 수단이 아닌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려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일 수 있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비판을 담은 회고록을 쓴 존 볼턴 백악관 국가 안보보좌관을 비판하는 데 인터뷰의 상당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내가 볼턴에 대해 좋아하는 유일한 것은 모두가 ‘그는 미쳤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라며 “그와 함께 걸어 들어가면 훌륭한 협상 위치에 오를 수 있다. 볼턴이 거기 있으면 상대방이 ‘저들은 전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우회적으로 볼턴을 비판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