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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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자극 콘셉트로 구독자 늘리려는 유튜버…성 상품화 논란 VS 규정 어긴 것 아냐

'XX녀' 등 비하성 문구도 사용 / 다양한 연령 이용에 우려 목소리도
게티이미지뱅크

 

노출이나 자극적인 콘셉트가 몇몇 유튜버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된 데 해새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중이다.

 

이들 유튜버는 비교적 다루기 쉬운 일상생활과 관련한 영상 등을 주로 제작한다고 하면서도 스스로 ‘XX녀’ 등의 비하성 호칭을 달아 홍보에 나서 소재와는 다소 동떨어진 섹시 또는 노출 콘셉트로 구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성 상품화’라고 지적하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반면 규정을 준수한 콘텐츠라며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갈린다.

 

2~3년 전쯤부터 유튜버들이 하나 둘 늘고 영상에 포함된 광고 수입이 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이들 중 일부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극적인 콘텐츠 생산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커지는 형국이다.

 

유튜브 운영 규칙 등을 준수했다곤 하지만 성인이 봐도 민망할 정도의 내용이 있는 데도 청소년도 이런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제품 리뷰에 레깅스?

 

21일 유튜브에서는 레깅스를 입은 채 제품 등의 리뷰를 하는 여성 유튜버의 콘텐츠가 이 같은 논란을 일으켰다.

 

영상을 보면 이 여성은 타이트한 상의와 레깅스를 입은 채 제품에 관련 리뷰나 감상 등을 전했는데, 영상 중간 중간 구독자를 의식한 행동이 눈에 띄었다.

 

신체를 노출하는 등의 음란성은 없었지만 특정 부분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부각하는 행동을 보였다.

 

이 영상의 문제점을 전한 제보자는 “대다수 유튜버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에서 보기 민망한 자극적인 방송을 하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구독자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규정은 지켰다고 하지만 눈으로 보이고 귀로 들리는 내용을 보면 자극적인 면이 많다”며 “특히 XX녀 등 여성 비하성 문구도 자주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하는 콘텐츠에는 부적절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탕을 리뷰하는 유튜버. 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전문 업체가 제작하기도

 

많은 이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전문 영상제작 업체도 일상과 노출이란 소재로 영상을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XX녀’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한 영상에는 여성 모델들이 등장한다. 카메라가 이들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등의 의도적인 연출이 엿보인다.

 

이 콘텐츠 역시 유튜브에서는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이들 영상처럼 소재 자체는 옷 입어 보기, 제품 리뷰 등 평범한 데도 자극적인 연출이 더해진 게 다수인데, 구독자가 적개는 수천에 많게는 수십만에 달했다.

 

유튜브는 ‘성적 만족을 위한 과도한 노출이나 부분적인 노출이 담긴 영상을 게시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앞서 콘텐츠들은 신체가 아닌 속옷 정도의 노출이라 이러한 제재를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큰 수익’이 원인

 

스마트폰 보급의 확산으로 소셜미디어(SNS)나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받는 일이 일상에서 이어지는 만큼 정보 전달을 명분으로 삼은 자극적인 연출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는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드는데, 성 상품화라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후발 주자로 나선 이들은 유명 유튜버보다 이름이 덜 알려져 자극적인 연출을 반복하지 않고는 수익이 줄거나 심하면 아예 없게 돼 생계에도 위협이 된다고 주장한다. 광고 외에도 ‘슈퍼챗’이나 협찬 등 의 부수입도 줄게 된다는 호소연이다. 슈퍼챗은 시청자들이 유튜버에게 보내는 후원금 성격의 돈이다.

 

앞서 지적된 유튜버들의 자극적인 영상은 규정을 지킨 콘텐츠라 규제 등의 조치는 어렵다. 성 상품화 논란에도 문제될 건 없다는 제작자들의 반론은 이에 근거한다. 이들은 영상 시청은 개인이 선택할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한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