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제 절반을 지나왔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인류에게 가장 잔혹한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인류 역사상 10년이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최대 사망자를 낸 사건은 2차 세계대전(1939~45년)이다. 무려 5천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고, 독일 나치당(NSDAP)의 인종주의 대학살극인 홀로코스트(Holocaust)에서만 600만명 이상의 유대인이 강제 수용소에서 죽임을 당했다.
두 번 다시 세계대전의 비극을 반복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유엔(UN·국제연합)이 탄생했고, 그 이후 인류는 크고 작은 어려움에도 언제나 서로 협력하고 머리를 맞대 해결방법을 찾아냈다. 한국전쟁, 베트남전, 중동전쟁, 걸프전과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그 이후에도 수많은 위기가 일어났지만, 말 그대로 ‘세계대전’까지 확전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재 인류는 ‘3차 세계대전’으로 불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이래 현재까지 800백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생기고, 46만명 이상이 사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그 적이다.
단순한 인명피해 규모로만 이 전쟁을 이해하긴 어렵다. 각국이 대봉쇄 정책을 펼친 끝에 1970~80년대 냉전 후 빠르게 확산하던 세계화는 단번에 사라졌다.
세계화를 중심으로 자유무역과 글로벌 경제교역으로 발전을 거듭하던 각국의 지표는 일제히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2018년 유엔세계여행기구(UNWTO) 발표 기준 한 해 14억명에 이르던 전 세계 여행자와 인적 교류가 완전히 멈춰섰다. 전 세계 다자주의의 상징이던 유엔의 모든 회의도 오직 웨비나(WEBINAR 온라인 웹 세미나)로만 이루어지고 있다. 오는 9월 개최되는 75차 총회도 유엔 역사 75년 만에 처음으로 사전녹화 영상 진행을 준비 중이다.
전 세계 어디라고 할 것 없이 실업자가 대량으로 속출하고, 글로벌 대기업마저 맥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한국 역시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에 이래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올 1분기 정부와 민간의 대부분 경제지표는 마이너스 성장을 가리키고 있다.
이렇게 지구촌 인류가 신음하는 동안 지난 주말인 21일 오후 4시(한국 시각) 지구 바깥에서는 2020년대에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일식이 일어났다. 부분일식은 달이 해의 일부를 가리는 진기한 천문 현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0년 후인 2030년에 다시 보게 될 전망이다. 인류가 극도의 탐욕과 욕심으로 지구 환경을 끊임없이 파괴하는 동안에도 자연은 본연의 모습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경이로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예측 불허의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덮쳤듯이 지구도 언제 정상적인 움직임을 멈춰설지 모른다. 미국 해양기상청(NOAA)은 지난달까지 평균 기온을 근거로 올해가 역대 가장 더운 해 2위 또는 1위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NOAA 국립환경정보센터는 5월 말까지 평균 기온이 1880년 기록을 시작한 이래 141년 중 두번째로 높았다고 밝혔다. 온난화와 기후 변화가 지구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힘차게 ‘지속가능’을 외치지만, 어쩌면 ‘지속가능의 시대’는 이미 그 끝을 향해 달려가는 중일지도 모른다.
2020년은 인류가 앞으로 더 나갈 수 있을지 혹은 멈춰서게 될지 결정이 날 해가 될 전망이다.
김정훈 UN SDGs 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기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