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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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회고록, '외교문제' 비화 조짐… 정의용 "美 정부 조처 기대"

정의용(오른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7월 청와대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을 놓고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정 실장은 이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 실장은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한국, 미국, 북한 정상 간 협의 내용과 관련한 상황을 자신의 관점에서 본 것”이라며 “정확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불만을 표했다.

 

정 실장은 “정부 간 상호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이러한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을 기대한다”며 “이런 부적절한 행위는 앞으로 한미동맹 관계에서 공동의 전략을 유지·발전시키고 양국의 안보와 이익을 강화하는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 수석은 정 실장의 이런 입장이 전날 저녁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측에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한·미 정상 간의 진솔하고 건설적인 협의 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는 청와대의 입장도 함께 밝혔다.

정의용(오른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6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대사 신임장 수여식을 마친 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미국에서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회고록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비롯해 자신이 백악관에서 경험한 내용이 담겼다.

 

볼턴 전 보좌관은 여기서 1차 북미정상회담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니라 정 실장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6월 남·북·미 정상회동에 문재인 대통령이 동행하려 요청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절했다는 주장도 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