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집 가스통 폭파’ 위협에… 이재명 “탈북단체 자금 출처 밝힌다”

“분탕질 통해 자유의 환경 파괴… 체제에 위협”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6월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6월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북 전단 살포를 예고한 탈북민 단체가 이를 제재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집 근처에서 수소 가스통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이 지사는 이들 단체의 자금 출처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2일 “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이를 막으려는 공권력에 저항해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하는 단체 등에 대해 자금 출처와 사용 내용, 활동계획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고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의회 도정 질의 답변에서 “대북전단 살포 행위는 사적 이익이 주된 목적으로 보인다”며 “전단의 표현 내용이 저열하고 상대를 자극하고 모욕할 뿐 북한의 인권 개선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남북관계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 너무 명백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지난 주말 한 보수 성향 단체 회원이 이 지사 집 근처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이를 막으면 수소 가스통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이 지사는 “분탕질을 통해 자유의 환경을 파괴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특히 폭력적 방법으로 저항해 체제에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좀 더 강경한 조치로 그들이 어떤 자금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 어디서 조달하는지에 대해 수사를 요청하고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가 가진 모든 법령상 권한을 총동원해 안전지대를 설정하고 (관련) 물품 반입을 차단하고 있다”며 “안전지대로 설정한 것을 위협해 나간다면 범죄행위를 목적으로 한 범죄단체로 생각할 수밖에 없어 추적해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거듭 밝혔다.

 

보수 성향 단체 회원 A씨는 지난 13~14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집 근처에서 대북 전단 날릴 예정” “이재명이 사는 곳에서 평양으로 풍선 보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 등 글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최근 경기도가 북한 접경 지역을 ‘위험 구역’으로 설정하고 특사경 등을 통해 대북 전단 살포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A씨는 15일과 17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이란 하찮은 인간이 대북 전단을 가지고 장난치는 모습을 보면서 그 X 집 근처에서 작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괜히 현장에서 말리다가 다 죽을 것” “경찰들이 물리력을 동원한다면 기꺼이 수소 가스통을 열어 불을 붙일 것” 등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경찰은 지난 20일 오전부터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과 도지사 공관, 이 지사의 성남시 분동 아파트 주변에 우발 상황에 대비한 3개 소대(90여명)의 경찰병력을 배치했으며 아직 A씨는 소재 파악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