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10월10일)을 기념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정부 당국에 포착됐다.
국방부는 2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북한군은 당 설립 75주년 행사 준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 장비고 신설과 김일성광장 보수 등 열병식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병식에 참가하는 병력과 장비가 집결하는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 여러 개의 장비 보관용 건물(장비고)이 신축되는 것으로 미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의 등장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과거 북한 열병식 동향은 열병식에 앞서 통상 3~6주 전쯤부터 대규모 버스와 군용 차량의 움직임이 위성사진에 잡히곤 했다. 올해의 경우 관련한 준비가 다소 빠른 느낌이다.
지난해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핵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ICBM, SLBM 등 신(新)무기체계를 공개한다면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는 강경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킬 수 있다.
정경두 국방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10월10일 75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파악하고 있다”며 북한군의 대규모 열병식 준비에 대해 언급했다.
정 장관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해선 “당장 그런 징후는 없다”면서도 “지금 당장이라도 거기에서 마음먹으면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면밀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SLBM 기술 수준에 관해선 “상당 부분 급진전했겠지만 아직도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봐서 그 부분이 완성이 됐다고는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