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북미정상회담 관련 폭로를 반박한 청와대의 대응을 들어 “봐라. 볼턴은 법을 어겼다. (폭로한 내용은) 기밀정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볼턴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에 담긴 북미정상회담 내용과 관련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나서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 바탕으로 (내용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한 내용을 담은 한국 언론사 연합뉴스, 코리아타임스의 영문 기사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 실장은 입장문에서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이러한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자신의 지지자인 풍자만화 작가 ‘스콧 애덤스’가 볼턴의 자서전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유하며 “볼턴은 정말 멍청하다. 진짜 그는 법을 어겼다”고 거듭 강조했다.
볼턴의 회고록은 23일 정식 출간 예정이지만 지난 주말 PDF 파일 형태의 해적판이 인터넷에 공개되며 관련 내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백악관은 570쪽에 달하는 책 내용 중 한반도 관련 내용을 포함해 415곳가량의 수정과 삭제를 해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법원은 출간을 막기에 너무 늦었다며 이를 기각했다. 다만 볼턴이 기밀 누설금지 의무를 위반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법적 처벌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트위터 계정에 “나는 존 볼턴에게 기회를 줬다. 그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wacko)으로 여겨졌고 호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상원의 인준을 받을 수 없었던 사람”이라고 적으며 비난을 이어갔다. 이어 “그는 대단히 무능하고 거짓말쟁이로 판명됐다”며 “판사의 의견을 보라. 기밀 정보!”라고 덧붙였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