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법적 조치에도 불구하고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한 자유북한운동연합을 비롯한 대북전단 관련 단체 4곳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전단 살포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경찰은 24일 오전 대북전단 단체와 관련된 수사 조정회의를 통해 경기도가 수사 의뢰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순교자의 소리’, ‘큰샘’,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 등 4개 단체에 대한 수사를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로 일원화했다.
서울경찰청으로 사건이 이관된 이유는 대북전단 관련 단체가 모두 서울에 있고, 통일부가 탈북민단체 2곳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서울청에 이미 접수된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대북전단 살포 사실을 공개하자 보안수사대 직원들을 박 대표의 주거지에 보내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했지만, 그를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대북전단의 월북 여부를 최종 확인하기 위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전단용 풍선이 발견된 강원경찰청 보안수사대를 통해 기초 수사를 마치고 이를 서울경찰청으로 이관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저녁 취재를 위해 박 대표의 자택을 찾은 방송사 취재진 4명을 향해 박 대표는 “어떻게 알고 여길 왔느냐”며 화를 냈고, 주먹과 벽돌 등으로 폭행했다. 그는 이를 말리던 경찰관에게 가스총을 발사해 특수폭행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추가 조사도 받을 전망이다.
박 대표는 이날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어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아니까 오늘 김정은이 군사행동을 보류한 것 아니냐”며 “앞으로도 계속 대북전단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경찰의 수사와 관련해 “현재 집에 잘 머물고 있고 아직 경찰 조사는 받은 적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폭행 혐의와 관련해서는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접경지역인 경기도 김포 월곶면을 찾아 “지금처럼 민감한 정세에서 접경지역 주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는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하며 법령 위반 행위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김선영·최형창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