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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시행 앞두고 팽팽한 여야 줄다리기…전문가 “‘제2의 검찰’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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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범 “야당 비토권 무력화시키려는 시도” / 백혜련 “시한 내 추천하면 아무 문제 없어”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시행을 앞두고 여야 기싸움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국회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권을 두고 대립하는 모양새다.

 

유상범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25일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권을 보장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칙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규칙안에 따르면 야당 몫의 공수처장 추천위원 2명을 국회 의석 수에 따라 추천하고, 각 교섭단체가 천거한 추천위원이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국회의장으로 하여금 1회에 한해 재추천한다.

 

유 의원은 “공수처법 후속 법안이 여당에 의해 강행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실제로 국회 법사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야당 교섭단체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천거하지 않을 가능성을 대비해 여당이 야당 몫까지 직접 추천하도록 하는 국회 규칙안까지 발의한 상황”이라고 이번 규칙안을 발의한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백 의원은 지난 1일 국회의장은 교섭단체에 기한을 정해 위원의 추천을 서면 요청할 수 있고, 기한까지 없을 때에는 교섭단체를 지정해 위원 추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 20인 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교섭단체는 민주당과 통합당뿐이기 때문에 기한 내 추천이 없을 시 사실상 민주당에 위원 추천권을 넘기는 조항이라는 것이 유 의원의 주장이다.

 

유 의원은 “그나마 법률적으로 보장된 야당 비토권마저 무력화시키려는 민주당의 움직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국회 규칙안을 대표 발의하게 됐다”며 “민주당은 상위법을 위반한 얼토당토한 규칙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백 의원실 관계자는 뉴시스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모법을 뛰어넘는 규칙안이 어디 있느냐”라고 반박했다.

 

이어 “야당 교섭단체가 여럿이면 A라는 야당에서 추천을 지연하면 B라는 야당에서 하는 것이지 A가 안했다고 여당이 하는 건 아니다”라며 “시한 내 추천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야당이 추천 지연으로 악용할 수 있는 게 우려돼 규칙안을 발의했다는 게 백 의원실 전언이다.

 

한편 이날 공수처의 설립 방향을 구체화하기 위한 대국민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공수처가 기존 검찰 조직이 가진 문제점을 답습한 ‘제2의 검찰’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입을 모아 개선책을 제시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소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공수처법 공청회에 참석해 남기명 설립준비단장(전 법제처장)의 개회사를 듣고 있다. 뉴스1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소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공청회에는 발제와 토론을 맡은 법률, 정책 전문가들과 취재진, 시민 등 200여명이 모여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공직 부패범죄의 실체 규명과 인권 보호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공수처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한상훈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는 검찰이 독점하고 있던 공소권을 분점한다는 의미에서 기소다원주의로 패러다임이 전환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도 “다만 고위 공직자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독점하고 있어 내부 견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공수처는 현 수사기관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은 인권 보호와 조화를 이루는 수사체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형사절차 선진화를 선도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 법제처장인 남기명 공수처설립준비단장은 “초대 공수처장이 조속히 임명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후보 추천을 위한 법률 개정과 국회 규칙 제정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