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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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권주자 2위? 목 날아갈 상황인데 무슨 소용”

“대선주자 선호도, 신기루”… 대법원 판결 앞두고 ‘단두대’ 심정 드러내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주자 선호도 2위를 달리고 있는 것과 관련 “목이 날아가느냐 마느냐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28일 심정을 밝혔다.

 

이 지사는 민선 7기 취임 2년을 맞아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그 전에 여론조사 1위 했다가 사라진 사람이 한둘인가. 2위는 더더욱 그렇다”면서 “소위 대선주자 선호도라고 하는 것은 아직 시간도 많이 남았고, 어느 순간에 사라져버릴지 모르는 신기루처럼 실체가 없다”고도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실시한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12%의 지지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이낙연 전 총리(2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지사는 ‘이 전 총리도 사라질지 모르는 1위가 될 수 있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과거에 대해 얘기한 것이지 미래에 대해 말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 전 총리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로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받았는데 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지사 사건 전원합의기일을 열고 심리를 종결해 빠르면 7월쯤 선고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대법원에서 항소심 형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이 지사는 향후 5년간 선거에 나갈 수 없고, 선거보조금 38억원도 반환해야 한다.

 

이 지사는 “지금 목이 날아가느냐 마느냐 하는데 (대선후보 선호도 2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말로 대법원 판결을 앞둔 ‘단두대 운명’인 자신의 처지를 드러냈다. 또 그는 “정치적 후광도, 조직도, 학연도, 혈연도, 지연도 없는 혈혈단신으로, 결국은 실력, 실적으로 도민들에게 인정받는 수밖에 없다”면서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내가 맡은 일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내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주권자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전경. 대법원 제공

한편 이 지사는 지난 24일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이 아니라 (경기도지사) 재선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 지사가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다음을 노릴 것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