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응할 방역 수단 중 하나로 한국의 ‘김치’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같은 인기는 코로나19가 일본에 처음 확산했던 지난 2~3월 “발효식품이 예방효과가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작됐다.
한국 김치가 일본의 전통 식품인 ‘낫토’(삶은 대두를 발효 숙성해 만든 일본의 발효식품)와 어깨를 견줄 만큼 인기를 끌면서 한국식 김치를 일본식으로 재해석한 ‘퓨전 김치’가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자칭 ‘무엇이든 김치 연구가’라고 말하는 성인배우 오쿠라 유나가 처음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거느린 그는 한국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독특한 김치 개발은 코로나19로 김치 품절사태를 낳던 지난 5월쯤부터 시작됐다.
‘무엇이든 김치 연구가’ 시리즈를 연재하는 일본 매체 시라베에 따르면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자제 등이 요구되면서 집밥에 도움 주기 위에 김치를 이용한 ‘과일김치’를 직접 만들어 소개했는데 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김치와 크게 달랐다.
그의 여러 도전 중 눈길을 끄는 건 바나나와 수박을 이용한 과일김치다.
먼저 그는 시중에 유통되는 김치 ‘베이스’(소스)와 바나나를 이용했는데 ‘바나나 김치’의 경우 밀폐 용기에 약 2일간 소스에 절였다가 먹으면 단맛이 사라져 김치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수박 김치는 그가 개발한 방법으로 만들면 ‘오이김치’와 비슷한 맛을 내 인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법은 앞서 바나나 김치와 같다.
그는 “수박 김치를 직접 먹어본 이들은 재료를 말하기 전까지 오이와 구분하지 못했다”며 “김치 소스와 색이 비슷해 차이를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눈가리개를 하고 먹으면 맛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는 그가 추천한 방법으로 과일김치를 만들고 시식한 후기 등이 전해지고 있다.
그가 만든 과일김치는 일본 사람들에겐 재밌고 색다른 맛을 전해주지만 한국 사람들에겐 재미가 아니면 추천할 정도는 아닌 거로 보인다.
K푸드의 인기는 일본 젊은 층을 강타한 한류에 이어 최근 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방탄소년단(BTS) 등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총 5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6% 증가했다.
라면 수출국 1위인 중국의 1∼5월 수출액은 6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9% 증가했다. 이어 같은 기간 미국 36.5%, 일본 52.9%, 대만 66.3%, 태국 51.9% 등 주요국 수출도 호조세를 보였다.
한국의 대표 식품 김치 수출액은 지난 1월 2.3% 감소했지만 2월 28.8%로 증가한 뒤 3월 33.0%, 4월 62.6%, 5월 59.7% 등 매월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월 누계 김치 수출액은 총 59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수출액 상위 5위 국가에 대한 수출 증가율은 일본 26.9%, 미국 52.6%, 호주 92.9%, 대만 66.6%, 홍콩 44.6% 등으로 집계됐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시라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