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에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AP통신은 29일(현지시간) 익명의 트럼프 행정부 인사를 인용해 미국이 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의 의중을 살피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북한 당국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 정부를 향해 막말을 쏟아내며 긴장을 고조시켰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 대한 도발은 삼갔다는 점을 들어 대화 재개 가능성을 아예 닫은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11월 대선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낮은 단계의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대량살상 무기를 일부 동결하고,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협상이 추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대체한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경제건설에 유리한 대외적 환경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조건이 맞는다면 핵 프로그램 일부를 동결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다.
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좀 더 도발적인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 직전인 10월쯤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깜짝 선물’을 공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비롯해 위성 발사 가능성을 포함, 핵·미사일 시설을 확장하거나, 미국이나 한국을 겨냥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다만 그 수위는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미국 의회가 설립한 기관인 미국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아움은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에 나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