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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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훈련도 ‘코로나 복병’… 전작권 전환 차질 빚나

한국군 능력 검증평가 형식 진행/ 감염병에 규모·일정 축소 가능성/ 軍 “계획대로 진행돼야” 입장 고수/ 美공군, 폭격기 3대 알래스카 배치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9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평가회의를 주재하고 하반기 한·미 연합검증평가 준비 상황 등을 점검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경기도 파주의 훈련장에서 한 포병부대가 자주포 사격훈련을 마친 후 기동하는 모습. 파주=이제원 기자

군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절차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오는 8월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방부는 29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정경두 장관 주관으로 군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전작권 전환 추진평가회의를 개최, 전작권 전환 추진과정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8월로 예정된 하반기 한·미 연합훈련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평가 방식으로 실시하기 위한 준비 등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전작권 전환에 앞서 한국군 핵심 능력을 검증하는 차원에서 3단계로 구성된 검증 평가를 계획·시행 중이다. 지난해 8월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평가 훈련을 실시했고, 오는 8월에는 2단계인 FOC 검증을 위한 훈련을 앞두고 있다. 국방부는 내년으로 예정된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 훈련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해 2022년 전작권 전환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전작권 전환 준비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아 미국 측이 하반기 연합훈련에 투입할 병력을 한국에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에서다.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투입되는 미군 장병들은 자가격리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감안하면 일정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훈련 규모나 일정 조정·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국군은 하반기 연합훈련에 대해 계획대로 전작권 전환 검증평가 형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주한미군은 연합대비태세 점검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군은 지난 4월 미국과 FOC 검증 평가에 적용할 전략문서 공동초안에 합의하는 등 한·미 간 공조하에 전작권 전환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는 코로나19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하반기 연합훈련 시 전작권 전환을 위한 FOC 검증 평가를 추진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공군의 B-52H 장거리 폭격기 3대가 3년 만에 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에 배치됐다.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에 따르면 B-52H 3대가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여러 차례의 연합 및 합동 훈련 임무를 마치고 알래스카 미 공군기지에 배치됐다. 이 폭격기들은 알래스카 배치를 위해 지난 21일 일본 근처에서 최종 훈련 임무를 끝냈다. B-52H의 알래스카 아일슨 기지 배치는 2017년 7∼8월 레드 플래그 훈련 이후 3년 만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