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민심에 청와대가 다시 전면에 나서는 등 정부가 ‘집값 잡기’에 올인하고 있지만 시장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건설·주택경기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0.1%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2.0%)보다 낮아지긴 하지만 상승세는 꺾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국의 전셋값이 상반기 1.1% 상승한 데 이어 하반기엔 1.5% 올라 연간으로는 2.6%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전국의 전셋값은 1.3% 하락했다. 연구원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의 영향으로 다주택자가 공급하던 전세 물량이 매매로 전환되면서 양질의 전세 물량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6·17 부동산대책 직후 인천, 경기 안산·수원 등 규제가 강화된 지역 아파트값 상승폭은 크게 꺾였다. 하지만 대책에서 규제를 비껴간 경기 김포·파주, 충남 천안·계룡시 등에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은 6월 다섯째 주(지난달 29일 기준) 수도권 주간 아파트값이 0.16% 상승했다고 이날 밝혔다. 45주 연속 상승이지만 지난주(0.28%)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인천이 0.07% 올라 지난주(0.34%)에 비해 상승폭이 많이 꺾였다. 경기도의 상승률도 0.39%에서 0.24%로 떨어졌다.
비규제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확인됐다. 충남 계룡시는 신규분양 등 영향으로 지난주 1.20% 상승에 이어 이번 주 1.49% 올랐고, 경기 김포시는 한강신도시 매수세가 몰리며 지난주 1.88%에서 이주 0.90%로 상승폭은 줄었지만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서울은 모든 구에서 아파트값이 올라 1주일 전과 같은 0.06%의 상승률을 보였다. 감정원은 “6·17대책과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구역 내 단지와 거주요건이 강화된 재건축단지 위주로 매수심리가 위축됐으나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과 서부선 등 개발 호재 영향으로 상승폭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