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던 배 위의 로힝야족 난민들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아체 앞바다에서 자신이 내릴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잠시 몸을 누일 공간도 없는 작은 보트에 엉겨붙은 이들은 4개월 넘게 검은 바다를 떠돌았다. 죽음의 공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왔다. 출발할 때는 114명이었지만 지금은 99명이다. 시신은 바다에 던졌다. 여성과 어린이가 대부분이고 영아와 임신부도 있었다.
지난 2월 말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발루칼리 난민캠프에서 출발했다는 난민들은 마른쌀과 견과류 조금으로 버텼다. 식수는 비에 젖은 옷을 짜내 해결하고 일부는 소변을 마시기도 했다. 이들을 데리고 출발한 이민 브로커들은 식량이 부족해지자 도중에 난민들을 버리고 달아났다. 브로커는 그 대가로 한 사람당 2300달러(약 270만원)를 챙겼다.
그래도 이들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살아서 난민촌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국제이주기구(IMO)에 따르면 2017년 8월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미얀마군에 쫓겨 방글라데시로 피난한 로힝야족은 70만여명에 달한다.
AP·조성민 기자
[한컷의울림] ‘죽음의 공포’ 드리운 난민선 어린이들
기사입력 2020-07-03 22:39:26
기사수정 2020-07-03 22: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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