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당장 해임” “고위공직자 부동산, 실거주만”…노영민 강남 사수 후폭풍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노영민, ‘강남 말고 청주’ 해프닝 이후 논란 거세 / 안철수 “정권 핵심의 위선적 인식” · 원희룡 “이념보다 돈…난 목동집 팔아”/ 이재명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 입법 요청”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뉴시스

 

청와대 참모들에게 ‘다주택자는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주문했던 노영민 비서실장이 서울 강남 아파트만 남긴 것을 두고 정치권의 후폭풍이 거세다. “강남불패 시그널” “해임하라” 등 야권의 강한 비판이 이어진 가운데, 여권도 고위공직자의 다주택을 금지하는 실질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노 실장은 최근 자신이 소유한 두 채의 아파트 중 서울 반포동의 이른바 ‘강남 아파트’ 대신 자신의 지역구였던 충북 청주의 아파트를 팔기로 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 과정에서 강남 아파트를 판다고 했다가 청주 아파트로 정정하는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

 

이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지시도 무시하는 청와대 비서진과 장관들을 지금 당장 해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통령 지시를 받들어 강남의 집을 판 (윤석열) 검찰총장한테는 벌떼 같이 달려들어 그만두라고 하는데, 대놓고 대통령 말을 듣지 않은 장관들은 왜 그대로 두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노 실장의 ‘반포 말고 청주’ 해프닝은 이 정권 핵심 고위공직자들의 위선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대통령의 복심이 되기보다 똘똘한 한 채를 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대책이 잘 작동되고 있다는 국토교통부 장관은 도대체 대마도에 사는가, 아니면 무인도에 나 홀로 사는가”라면서 “가진 자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서민들에게는 피눈물을 쏟게 했다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이 정권의 부동산 정책 목표는 ‘강남불패’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안 대표는 “부동산에 몰린 자금을 다른 투자처로 유인하는 정책을 써야 할 때”라며 “부동산 가격이 진정될 때까지라도 주식양도차익 과세는 유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철수 국민의당대표와 원희룡 제주지사.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전날(5일) 페이스북에 노 실장을 겨냥해 “운동권 출신 586도 강남 아파트에 집착한다”며 “솔직히 이념보다 돈을 더 믿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강남불패’ 시그널이 정권 핵심에서 나온 것”이라며 “강남 아파트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 강남 집값 잡겠다는 정치인과 관료도 강남 집을 팔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강남은커녕 서울에 집이 없다. 제주도에 지금 ‘사는 집’ 한 채만 있다”며 “공적 일을 하는 정치인이 말과 행동이 다르면 안 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제주지사 출마 전 자신의 지역구였던 ‘목동 아파트’를 판 것에 대해 “2000년 총선에 출마하며 지역구인 목동 아파트 전세를 얻고, 2002년 융자를 끼고 주상복합아파트를 샀지만 2014년 제주지사에 출마하며 그 집을 팔고 고향 제주도로 갔다”며 “제 아내가 의사인데 왜 유혹이 없었겠나. 하지만 공인이 부동산으로 돈 버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다수 국민이 집에 집착하고 청년세대가 절박한 심정으로 ‘영혼까지 끌어와서’ 부동산 투자하는 것을 비난할 수도 없다”며 “정치인과 관료들도 그러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영민 비서실장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 뉴스1

 

여권도 이번 논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등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날 ‘고위공직자 부동사 백지신탁제’ 도입을 주장했다. 이 지사는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부동산 소유자라는 사실 자체가 국민들에게 부동산 가격 상승을 암시한다”며 “주식백지신탁제처럼 필수부동산(주거용 1주택 등)을 제외한 부동산 소유를 모두 금지하는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지신탁은 임기 동안 공직자의 재산을 은행 등에 맡겨 권리 행사를 중지토록 한 제도로, 현재 고위공직자의 주식은 백지신탁 대상이지만 부동산은 제한이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이 지사는 “성인(聖人)이 아닌 이상 이해관계를 벗어나기 어렵고 팔은 안으로 굽게 마련”이라며 “투자‧투기용 부동산을 이미 소유하고 있거나 장래에 취득할 사람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위공직자가 되면 가격상승에 유리하도록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는 주식보다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더 많이 미치므로 주식백지신탁을 도입한 마당에 부동산 백지신탁을 도입 못 할 이유가 없다”면서 “국회와 정부에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혼란과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제1정책으로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입법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