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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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쌓인 에어컨 실외기 풀가동 3분 만에 불꽃

소방청 국립소방연구원은 지난 6일 에어컨 실외기 화재 재현실험을 진행했다. 에어컨 실외기에 먼지와 습기가 쌓여 있을 때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을지 여부와 만약 그렇다면 얼마나 빨리 발생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불과 3분이었다. 연구원은 먼지가 많이 쌓인 실외기를 풀가동하자 3분 후에 강한 열과 함께 스파크가 이는 ‘트레킹 현상’이 관찰됐다고 8일 밝혔다. 트레킹 현상은 전자제품 등에 묻어 있는 습기, 먼지, 기타 오염물질이 부착된 표면을 따라 전류가 흘러 주변 절연물질을 탄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어 실외기에는 불꽃과 함께 연기가 과다 발생했고 실외기 전선 접속부에는 화재가 발생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에어컨 실외기를 잘못 관리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실외기엔 각종 안전장치들이 설치돼 있지만 다양한 외부 환경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사전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난 3년(2017∼2019년) 간 에어컨 화재 사고는 총 692건 발생했는데 이중 71%(493건)가 여름철인 6∼8월 집중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에어컨 실외기 화재를 막으려면 △청소 등 유지관리가 쉽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벽과 10㎝ 이상 거리두고 실외기 설치 △주기적 전선 부위 확인 및 낡거나 벗겨진 전선은 전문가 불러 교체 △실외기 주변 먼지 제거 및 낙엽·쓰레기가 쌓이지 않도록 청소해야 한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