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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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은 되는데 자전거는 왜 안 돼”… 소녀상에 자물쇠 채운 30대 남성

경찰이 자물쇠 강제로 풀려 하자 난동 부리기도
부산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자전거가 묶여 있다. 소녀상을지키는부산시민행동 제공

평화의 소녀상에 자물쇠로 자전거를 묶어놓고 경찰이 자물쇠를 풀려하자 난동을 부린 30대 남성한테 재물손괴죄를 적용할지 경찰이 검토 중이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자전거를 묶어놓고 간 A씨를 소환해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소녀상에 자전거를 묶은 A씨의 행위가 재물손괴죄에 해당하는지 법리 검토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소녀상에 물건을 놓고 간 이전 사례와 달리 자물쇠로 자전거를 묶어 놓고 갔고, 자전거 주인의 신원이 명확히 파악된 상태라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후 입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이 8일 오후 5시쯤 자전거 한 대가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철근 자물쇠로 묶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자전거를 수거할 것을 요청했지만 A씨는 “화분은 되는데 왜 자전거는 안되냐, 화분을 치우면 자전거를 가져가겠다”고 말하며 거부했다.

 

이후 경찰이 열쇠 수리공을 불러 자물쇠를 푸는 등 현장을 정리하려 하자 A씨가 갑자기 나타나 “자물쇠를 풀면 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고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게 임의동행을 요청했으나 그는 이를 거부하고 스스로 자물쇠를 풀어 현장을 벗어났다.

 

최근 들어 부산 소녀상에서 A씨가 한 행위와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으나 명확한 처벌 규정이 없어 경찰은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누군가 소녀상에 ‘박정희’라고 적힌 노란색 천과 염주, 빨간 주머니가 걸린 나무막대기를 놓고 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